▲ 견습 선녀 은비와 말썽꾸러기 도깨비 까비가 인간세상에서 착한 일을 한다는 내용을 담은 이야기로 우리네 전래동화를 들려준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만화영화 <은비까비의 옛날 옛적에>

각 나라마다 전해 내려오는 구전동화, 즉 전래동화가 있다. 언어와 풍습은 다르지만 그 짧은 동화 속에 담아내려는 얘기는 매한가지다. 권선징악(勸善懲惡). 착한 일을 하면 복을 받고, 악한 일을 하면 그에 상응한 대가를 받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입에서 입으로만 전해져 내려와 겨울밤 화롯불 옆에서 고구마와 밤을 구워먹으며 할머니께 들었던 이야기들, 무덤가에 도깨비가 출현하고 혹부리 영감이 혹 떼려다 혹 하나 더 붙인 이야기 등 재미와 교훈이 함께 전달되는 이야기는 드물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1991년 KBS에서 이러한 전래동화를 TV용 만화로 만들어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까지 사랑을 받은 작품이 있다. 바로 총 26편으로 완결된 <은비까비의 옛날 옛적에>다.

<은비까비의 옛날 옛적에>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견습 선녀인 은비와 말썽꾸러기 도깨비 까비가 인간세상에서 천 가지 착한 일을 해야 하는 내용으로 우리의 전래동화에 직·간접적으로 끼어들어 권선징악의 이야기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여기서 도깨비 까비가 인간세상에서 착한 일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장난을 치다가 하늘에서 비 내리는 일을 하고 있던 아버지의 비 내리는 기구를 부서뜨려 지상에 비가 너무 많이 내렸기 때문이다.

이에 옥황상제가 까비 대신 까비의 아버지를 옥에 가두고 인간세상에서 착한 일 1000가지를 하면 아버지를 용서해준다는 단서를 달았고 까비는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인간을 돕는다.

하늘나라에 사는 견습 선녀 은비는 이런 사연이 있는 까비를 도와주는 존재로 둘은 구름비행기를 타고 다니면서 인간세상의 잘못된 일들을 바로잡는다.

즉, 은비와 까비가 인간세상을 여행하는 도중에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나 사건이 바로 우리네 동화 속 이야기인 것이다.

만화의 제목은 <은비까비의 옛날 옛적에>이지만 실질적인 주인공은 이들이 만나는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고, 은비와 까비는 주인공이 위험에 처했을 때 도와주는 정도다.

이렇듯 우리네 전래동화를 보면 그 이야기 속에 도깨비, 선녀, 도사, 옥황상제 등이 많이 등장한다. 이는 도가(道家) 사상의 영향으로, 옥황상제에 대한 이야기가 우리네 삶에 많이 등장한다. 여기에서의 옥황상제는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하느님이다.

또한 본래 자연만물에 그들만의 신(神)이 깃들어 있을 것이라는 토테미즘의 성격이 강했던 우리 민족의 특징이자 착한 사람에게는 복을 주고 그들을 도와주는 신이 있으며, 악한 사람에게는 그들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하고 그에 상응한 대가를 받게 하는 신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비록 장난을 좋아하고, 인간사에 끼어들어 일을 뒤죽박죽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도깨비이지만 천 가지 착한 일을 하면서 인간을 이해하게 되는 ‘까비’.

또 착한 일을 하러 다니는 은비와 까비를 통해 인간 스스로에게도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만화영화 <은비까비의 옛날 옛적에>는 자아를 성찰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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