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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10명 중 7명 “한국교회 신뢰도 낮아… ”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양대 교단 중 하나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소속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기독신문이 최근 실시한 ‘목회자 의식조사’ 설문 조사결과 목회자들은 한국교회의 추락한 신뢰도에 자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장합동 기관지인 기독신문은 지난 2월 3~4일 여론조사기관 ‘나이스 R&C’에 의뢰해 교단 소속 목회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 목회자의 72.8%가 한국사회의 교회 신뢰도가 낮다는 데 동의했다. 높다는 의견은 겨우 3.2%에 그쳤다. 보통이라는 답변은 24%가 나왔다. 40대 목회자와 부교역자들은 80% 이상이 신뢰도가 낮다고 평가했다.

◆ 목사 2명중 1명 “교회 지도자 개선돼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가장 시급하게 조치를 취해야 할 사항으로는 ‘교회 지도자들의 개선(53.8%)’이 꼽혔다. 그러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 교인들의 삶이 바뀌어야 한다고 책임을 전가하는 목회자들도 14.6%나 됐다. 사회와의 소통이 부족하다고 느낀 목회자는 11.6%였으며, 교회의 성장 제일주의가 문제라고 느끼는 목회자들은 11.2%로 조사됐다.

목회자들이 목사로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은 신학적인 주제와는 거리가 멀었다. 1위로 꼽힌 것은 ‘인격과 품격(46.2%)’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도덕성(23.8%)’이 뒤를 이었으며 ‘신학적 깊이(13.0%)’라고 답한 사람은 10명 당 1명꼴이었다. 이어 사회 참여(9.8%), 교회 전반을 운영하는 목회경영(3.8)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현상은 목회자들이 목회를 하는 데 어려운 점으로 꼽는 요소와 일맥상통했다. 목회자들은 목회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이 ‘목사 개인의 자질(역량) 부족(38.6%)’이라고 생각했다. 그 다음으로는 ‘교회의 양적 성장(20%)’ ‘교회의 부족한 재정(18.2%)이 난제로 꼽혔다. 이 외에도 교인들이 목사의 리더십을 인정하지 않는 점(6.2%), 당회와의 불화(5%), 가정불화 및 가족의 사역 참여 등 가족문제(3%), 여성 교인과의 부적절한 관계(0.4%) 등의 문제점도 나왔다.

◆ “목회자 자질 문제, 신학교 문제”

이 같은 결과와 관련해 지난 12일 오후 사랑의교회에서 기독신문 ‘창간 50주년 및 지령 2000호 기념’ 교단 발전을 위한 포럼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한국교회의 낮은 신뢰도를 목회자들이 체감하고 있다는 것과 관련해 조성돈 교수는 “목회자의 자괴감 내지는 절망감을 표현한 것”이라며 “한국교회는 사회적 신뢰도가 전무하고 그 이유가 결국 교회 지도자인 자신들 때문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내부에서부터 무너져가는 한국교회의 심각한 현실을 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목회자들의 인격과 도덕성에 대해 자성하는 분위기와 관련해 김관선 목사는 “교단이나 교회가 목회자의 인격이나 품격, 그리고 도덕성의 문제가 대두될 때 보다 신속하게 엄중한 책임을 묻고 그 후속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문제가 발생한 목회자를 재교육하고 치료해 회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김 목사는 “목회자 자질 문제는 목회 현장에 필요한 실질적인 능력과 지식이 준비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신학교 교육문제와 직결된다. 과연 철저한 검증을 하고 목회자 후보생을 추천하는 지 신학교 교육과정 중에서도 양심과 인성 문제로 걸러지는 경우가 얼마나 되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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