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경(曾經)

‘전(前)’과 뜻이 비슷하며 사전(辭典)에는 나오지 않는 단어이다. 증(曾)은 ‘일찍이’라는 뜻이고, 경(經)은 ‘지내다’라는 훈을 가지고 있으므로 ‘일찍이 지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노조린(盧照隣, 중국 당나라 시인)의 ‘장안고의(長安古意)’에 증경학무도방년(曾經學舞度芳年, 일찍이 춤 배우느라고 젊은 시절을 보내었다네)에 ‘증경’이란 시어(詩語)가 나오는데 그다지 심오한 뜻을 갖고 있지 않다.

한자어를 차용하기 좋아했던 선비들이 이런 용어를 들여 온 것으로 보이며 개신교에서 교단을 위해 일한 경력이 있는 사람에게 경의를 표하고자 이 단어를 쓰는 것으로 전해진다.

교회 밖에서는 ‘증경’이란 단어는 쓰지 않고 있다. 예를 증경 대통령, 증경 사장이라는 호칭을 들어본 일이 없을 것이다. ‘증경’ 대신 ‘전(前)’이라는 말을 넣어 ‘증경 총회장’ 대신 ‘전 총회장’이라 하여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가피(加被)

부처나 보살이 자비를 베풀어 중생에게 힘을 줌.

예문1) 본 프로그램은 “부처님의 ‘가피’를 입은 연예인이나 일반 불자들의 신앙과 세상 이야기를 다루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천지일보 11월 25일자).

예문2) 벌교 땅에 그나마 뿌리내리고 살게 된 것도 모두 선암사 부처님의 ‘가피’ 덕이라는 것을 하대치에게 일깨웠다(조정래, 태백산맥).

정토(淨土)

정토는 넓은 의미에서는 ‘부처의 세계’를 말한다. 중생들의 세계는 번뇌와 더러움에 가득한 예토(濊土)인 데 반하여 부처의 세계는 깨끗하고 번뇌로부터 떠나 있기 때문에 정토라 한다.

다른 말로 청정토(淸淨土)·청정불찰(淸淨佛刹)·정찰(淨刹)·정계(淨界)·묘토(妙土)·불찰(佛刹)·불국(佛國)이라고도 한다.

정토에 대하여는 ‘실제로 이 세계를 떠난 곳에 부처의 세계가 따로 존재한다’고 보는 견해와 ‘마음의 청정함’이 곧 정토라는 견해가 있다. 아미타불(阿彌陀佛)의 ‘극락(極樂)’ 세계는 대표적인 정토인데, 이를 묘락(妙樂)·안락(安樂)·안양(安養)이라고도 한다.

법장비구(法藏比丘)가 48서원(四十八誓願)을 세우고 수행하여 이룩한 이 극락세계는 이 세계로부터 서방(西方)으로 십만억불국토(十萬億佛國土)를 지난 곳에 실재(實在)하고 있다고 본다.

그곳은 아무런 번뇌나 괴로움, 더러움이 없고 온갖 보배와 청정한 것들로 가득 차 있으며 항상 부처의 설법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모든 번뇌와 고통은 인간이 자신의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데서 비롯되는 것이니 마음을 깨끗이 비우고 갈고 닦아 단련하는 길이 바로 자신의 마음 안에서 정토를 찾는 길이다.

정토를 ‘부처의 세계’ 곧 ‘불국(佛國)’이라고도 할 때 ‘부처’는 깨달은 신(神)의 경지를 말함이요, ‘불(佛)’자는 ‘사람 인(人)’자와 ‘아닐 불(弗)’자를 합한 것으로 사람이 아닌 신(神)의 존재를 의미한다.

그러니 사람이 도(道)를 깨달으면 신(神)이 되어 인간적인 번뇌에서 떠난 부처의 세계, 곧 정토(淨土)에 있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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