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S 기독교방송이 지난 16일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계시록 편을 방송했다. 이날 신천지 성도를 강제개종교육 시키는 교육 현장이 전파를 탔다. (사진출처: CBS 방송화면 캡처)
[뉴스포커스] CBS 후원금 의혹

한국교회 11개 교단 돈 받고
주류 이단 규정 따라가는 CBS
인권은 무시하고 불안감 조성

CBS 노조 “소탐대실 근시안”
월 800만원 후원금에 설교방송
이단 논란 목회자 수용 비판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 이만희)에 대한 반대 캠페인을 벌이며 개신교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CBS 기독교방송(사장, 이재천)이 후원금을 받고 이단 논란 중심에 있는 목사의 설교를 방송하기로 결정해 논란을 사고 있다. CBS의 이단 규정이 결국 돈에 좌지우지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CBS 노동조합은 최근 ‘신천지는 OUT! 전태식 목사는 IN?’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단성 논란이 있는 순복음서울진주초대교회 전태식 목사의 설교방송을 강행하는 사측을 비판했다. 월 800만원이라는 후원금 때문에 설교방송 허용을 결정했다는 지적이다.

◆CBS 후원금·사적관계 뒷배경 의혹

성명에 따르면 CBS 측은 지난 10일부터 전 목사의 설교방송을 하기로 결정했었다. 전 목사에 대해서는 지난 2005년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가 이단성 위험이 있다고 규정한 바 있다. 예장 합동은 “교단이 수용할 수 없는 구원관과 예배관을 담고 있기에 본 교단 목회자와 성도들은 전태식 목사의 강의, 예배, 집회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의했다.

이에 노조 측은 “공정방송협의회가 열렸지만 전 목사의 이단성을 경고하는 노조 공방위의 주장을 사측은 단호히 무시했다”며 “진짜 돈 때문인지, 또 다른 사적인 관계 때문은 아닌지 의아할 정도”라며 설교방송 결정에 뒷배경이 있지 않는지 의혹을 제기했다.

사실 전태식 목사에 대한 이단 논란은 개신교 양대 산맥인 예장합동과 예장통합이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예장합동 교단은 전태식 목사에 대해 이단성이 있다고 규정했지만, 예장통합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예장통합 소속 명성교회(김삼환 목사)가 인수한 개신교계 방송 C채널방송은 지난해부터 전 목사의 설교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는 CBS 설교방송에도 단골로 출연하고 있다.

▲ CBS 기독교방송이 지난 16일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계시록 편을 방송했다. 이날 신천지 성도를 강제개종교육 시키는 교육 현장이 전파를 탔다. (사진출처: CBS 방송화면 캡처)

◆“모순된 CBS, 결과는 추락”

CBS 노조는 “2015년 현재 한국교회가 CBS를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신천지 퇴치 운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돈(후원금) 때문에 모순된 길을 택했다는 날선 비판이다. 이들은 “눈앞의 수익 때문에 스스로의 브랜드 가치를 저버리는, 그야말로 ‘소탐대실과 근시안’이란 무엇인지 극명하게 보여준다”며 “책임의 결과는 CBS의 추락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CBS는 한국교회와 언론의 공적인 이름이다”며 “교회와 성도, 하나님의 이름을 부끄럽게 하는 이들의 놀이터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함량 미달 목회자의 설교가 CBS의 이름으로 방송돼서는 안 된다”며 설교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합의하고, CBS에서 방송하는 출연자와 직원 모두 부끄러움 없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에 대해 “전 목사 설교에 대한 사전 모니터링을 철저히 실시함으로써 어떠한 논란도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교회·CBS ‘이단’ 마녀사냥?

이쯤 되면 CBS가 한국교회와 함께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는 ‘신천지 OUT’ 캠페인에 대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재)CBS는 한국교회 각 교단의 추천을 받은 20명의 이사와 2명의 감사로 구성된 재단이사회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구세군대한본영,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기독교한국루터회, 대한성공회, 기독교한국침례회, 기독교대한복음교회 등 11개 교단이 지원한다.

중요한 것은 이 교단들이 하나같이 신천지를 이단이라고 규정했다는 점이다. 이들의 이단에 대한 기준은 한국교회 신앙의 근간인 성경이 아니었다. 이단상담가로 수십년 동안 교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삼경 목사는 지난 2월 23일 호주에서 열린 세계한인기독교이단대책연합회(세이연) 총회에 참석해 한국교회 이단 규정에 대해 “신학적으로 이단이 되는 경우보다 목회적으로 교회를 어지럽힐 때 더 (이단이) 된다”고 평가했다. 한국교회는 개신교와 차별되는 ‘계시 신학’으로 주류 교단 교인들을 흡수하며 급성장하는 신천지를 ‘이단’이라고 낙인 찍었다.

▲ CBS 기독교방송이 지난 16일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계시록 편을 방송했다. 이날 신천지 성도를 강제개종교육 시키는 현장이 전파를 탔다. (사진출처: CBS 방송화면 캡처)

◆강제개종교육 현장, 납치에 감금까지?

이에 지난 16일 CBS 기독교방송은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계시록’ 편을 방영했다. 제작진은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을 관찰한다면서 안산상록교회 이단상담소 내에서 진행된 강제개종교육 현장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교육 내용을 영상에 담았다.

이날 방송에는 안산상록교회 이단상담소에서 진행된 한 강제개종교육 사례가 등장했다. 신천지 여성도는 앞을 보지 못하도록 담요가 뒤집어 씌워진 채 강제개종교육 현장인 이단상담소에 억지로 끌려왔다. 납치 수준이었다. 방송에서 보여진 4일 동안 이 여성도는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교육 기간 내에 이 여성도가 자유롭지 못한 상태였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강제개종교육 피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강제개종교육은 상담소나 인근에 거처를 마련하고, 개종이 될 때까지 대상자를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고 외부와 접촉을 하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상에서 상담사는 여성도에게 제대로 항변할 기회를 주지 않고 언성을 높여 다그쳤고, 여성도가 성경을 펼쳐 반박하려고 하면 성경을 치워버렸다. 이 모습은 고스란히 방송을 탔다. 급기야 나흘째 이 신천지 여성도가 교육을 거부하고 자리를 뜨려고 하자 그의 부모들이 나서서 그가 밖에 나가지 못하도록 다시 끌고 와 자리에 앉게 했다. 부모들은 개종교육자들의 말을 더 신뢰했다.

신천지 측에 따르면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CBS는 상담사들이 주장하는 내용의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신천지교회에 접촉한 사실이 없다. 이에 짜인 각본 안에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편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은 1984년 창립돼 현재 그 성도가 2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신교계의 퇴치 운동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와 차별화된 ‘계시 신학’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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