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대표 회동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인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대선 이후 27개월 만에 회동… 경제정책에 쓴소리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여야 대표를 만나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을 주문했다. 이 자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했다”며 쓴소리를 던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가진 3자 회담 모두발언에서 “순방의 결과와 결실들이 국민과 기업들에 더 큰 혜택이 되고 다시 한 번 경제가 크게 일어나는 초석이 될 수 있도록 두 분 대표님께서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박 대통령이 최근 진행된 중동 4개국 순방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박 대통령은 “우리에게 다가오는 제2 중동붐이 또 제2 한강의 기적으로 이어져 경제 재도약을 이루는 원동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면서 “정치권에서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결국 국정의 90%가 경제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만 겪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 경제가 다 어려운 위기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여야가 같이 이해하고 협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표는 “우리 경제가 너무 어렵다. 대통령도 걱정하시겠지만, 국민은 먹고살기가 정말 힘들다”면서 “그동안 대통령께서 민생을 살리기 위해 노심초사하셨지만, 정부의 경제정책은 국민의 삶을 해결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식으로는 경제를 살릴 수 없다”며 “경제정책을 대전환해서 이제 소득주도 성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경제민주화와 복지공약은 파기됐고 오히려 재벌과 수출대기업 중심의 낡은 성장정책이 이어졌다. 그 결과 중산층이 무너지고 양극화가 극심해졌다”며 “장기간 계속되는 심각한 내수부진에 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정부대로 해마다 세수부족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 ▲공평하고 정의로운 조세체계 구축 ▲세입자 주거난 해결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특단의 대책 마련 등 4대 민생과제 해결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증세 문제를 들어 “세수부족을 서민증세로 메우려 하거나 가난한 월급쟁이들의 유리지갑을 털어서는 안 된다”며 “법인세를 정상화하고, 자본소득과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 복지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관계와 관련해선 “대통령께서 임기 중에 성과를 내려면 올해 안에 남북정상회담을 해야 한다”면서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문재인 대표와 한 테이블에 앉은 것은 지난 2012년 12월 대선 토론회 이후 27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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