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상사가 16일 법정스님 5주기 추모법회를 봉행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생전 법정스님 “봄날에 어떤 꽃 피울지 살펴야”
길상사, 22일 추모음악회… 전시회·세미나 계획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무소유의 삶을 몸소 실천했던 법정스님의 5주기 추모법회가 봉행됐다.

길상사는 16일 오전 설법전에서 추모법회를 봉행하며 생전 법정스님이 남긴 법문을 통해 스님의 뜻을 기렸다.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게 아니라 꽃이 피어나기 때문에 봄을 이루는 것입니다. 우리 자신은 이 봄날에 어떤 꽃을 피울 것인지 각자 한 번 살펴보십시오. 나 자신이 어떤 꽃과 잎을 펼칠 수 있는지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꽃으로 피어날 씨앗을 일찍이 뿌린 적이 있었는가.” 법정스님이 2009년 4월 19일 남긴 법문의 일부다.

당시 법정스님은 “눈부신 봄날 새로 피어난 꽃과 잎을 보면서 무슨 생각들을 하십니까”라며 “각자 이 험난한 생을 살아오면서 가꿔온 씨앗을 이 봄날에 활짝 펼쳐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스님은 이어 “봄날은 간다. 덧없이 간다”며 “이 자리에서 미처 다하지 못한 이야기는 새로 피어나는 꽃과 잎들이 전하는 거룩한 침묵을 통해서 듣길 바란다”고 법문을 마쳤다.

법정스님과 반세기를 같이 지낸 송광사 법흥스님이 추모법문을, 송광사 주지 무상스님이 추모사를 통해 각각 법정 스님과의 인연을 회상했다.

스님의 맏상좌이자 문도 대표인 덕조스님은 “스님은 꽃피는 3월을 좋아하시고 가실 때는 봄에 떠날 거라고 말씀하시더니 3월에 떠나셨다”며 “스님은 가셨지만 스님의 덕은 그대로 이렇게 살아있다. 스님이 가시면서 부탁하신 것을 그 뜻에 따라 길상사만큼은 맑고 향기로운 절로 계속 유지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법정스님은 지난 2010년 3월 11일 자신이 창건한 길상사에서 법랍 55세, 세수 78세로 입적했다.

길상사는 22일 추모음악회를 여는 한편 법정스님의 유지를 받드는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와 함께 올 한 해 법정스님과 인연이 있었던 명사들의 특별 강연과 전시회, 학술 세미나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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