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혜옥 기자] 1955년 양띠생인 오리온 담철곤 회장이 국내외 제과시장에서 탁월한 경영성과를 거두며 을미년을 빛낼 경영인 중 한 명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리온은 2014년 포카칩 매출액이 스낵시장 최초로 1300억원을 돌파했다. 포카칩은 담철곤 회장이 1988년 출시 당시 품질을 강조하며 전 제조공정을 직접 챙길 정도로 애착을 갖고 있는 오리온의 대표 스낵제품이다. 2012년 11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감자칩 최초로 메가 브랜드에 등극한 이래 계속적인 성장을 거듭, 스낵 단일 브랜드로 월평균 100억원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동시에 14년 동안 한 번도 놓치지 않았던 감자칩 시장 1위의 영예도 이어가게 됐다.

포카칩의 이 같은 성과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의 주도 하에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으로 우수한 품종의 감자를 차질 없이 확보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감자칩의 주원료인 생감자는 제품의 맛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담철곤 회장은 ‘맛있는 감자칩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1994년 강원도 평창에 감자연구소를 설립했다. 23만 1000m²(약 7만평)의 땅에 들어선 이 연구소는 감자만을 연구하는 국내 최초의 민간연구소였다. 감자칩 전용 종자를 개발하기 위해 10여명의 연구원들이 밤낮없이 실험과 재배에 매달렸고, 5년만인 2001년 드디어 ‘두백’이라는 이름의 종자를 개발했다. 국립종자원에도 등록된 ‘두백’은 튀겨도 고유의 감자 색을 잃지 않고, 맛과 식감도 뛰어나 감자칩 원료로 제격이다. 오리온은 작년 7월 출시한 포카칩 ‘스윗치즈’로 감자칩 1위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오리온의 최고 히트상품인 초코파이는 1974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작년에 출시 40주년을 맞이했다. 담철곤 회장의 현지화 전략이 주효하면서 뛰어난 맛과 품질을 인정받아 전 세계적으로 한 해에만 약 20억 개 이상 팔리는 등 매년 큰 폭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초코파이는 수분 함량이 높은 마시멜로우와 비스켓, 초콜릿이 한데 어우러진 제품으로, 일반 비스킷과 달리 특수한 배합·제조 과정을 거친다. 이는 출시 직후부터 모양과 포장 디자인을 베낀 미투 제품들이 쏟아졌지만 오리온의 독주를 막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초코파이에는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기술이 적용돼 있다. 수분이 많은 제품일수록 미생물에 의해 상하거나 풍미가 변하기 쉬운데, 오리온만의 독자적인 기술을 토대로 세계 각국에서 사랑받는 우수한 품질의 초코파이가 탄생할 수 있었다.

담철곤 회장은 다른 식품업체보다 훨씬 빠른 시기인 1990년대부터 해외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특히 초코파이의 브랜드 가치인 ‘정(情)’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각 나라 사람들의 고유한 정서에 접목됐다.

중국에서는 2008년부터 하오리요우파이(초코파이 중국명칭, 좋은 친구라는 의미) 포장지에 ‘어질 인(仁)’자를 삽입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가 ‘인(仁)’이라는 점을 착안한 것이다.

베트남에서는 2009년부터 현지어로 정(情)을 의미하는 ‘Tinh(띤)’이라는 단어를 초코파이 포장지에 넣어 친근감을 주는 데 성공했다. 조상 숭배 전통이 강한 베트남에서는 집안에 사당을 두고 조상에 대한 감사와 집안의 행복을 기원하는데, 오리온 초코파이가 이 제사상에 오를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초코파이는 차를 많이 마시는 러시아 문화에도 잘 어울려 인기가 매우 높다. 1990년대 초반 부산을 중심으로 러시아 보따리 상인들의 초코파이 구매 붐이 일면서 처음으로 러시아에 진출했고, 1993년부터는 직접 러시아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을 필두로 한 오리온 임직원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포카칩과 초코파이가 1등 상품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최고의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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