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출처: 뉴시스)

아르헨티나 대선 앞두고 정치권에 거부감 표시… 방문 일정도 변경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조국 아르헨티나에서 자신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에 대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14일(현지시각) 프란치스코 교황이 멕시코 TV 방송 텔레비자와 전날 가진 회견에서 “가끔 내가 아르헨티나에서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며 거부감을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을 비롯한 아르헨티나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다가서려고 자신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거 호르헤 베르골리오 추기경이라는 이름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로 활동하던 시절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2003∼2007년 집권) 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다.

베르골리오 추기경은 2004년 5월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이 참석한 미사에서 독재정치를 비난하는 강론을 해 대통령과 사이가 좋지 못했다. 이후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은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참석하는 행사를 외면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도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교황으로 선출되자 “라틴아메리카의 사제가 교황이 됐다”는 정도의 반응만 보였을 뿐 의도적으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교황의 발언은 아르헨티나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과 거리를 두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교황은 아르헨티나 방문도 대선을 피해 내년으로 일정을 잡았다.

교황은 또 지난주 아르헨티나 가톨릭계가 발행하는 잡지와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 대선이 공정하게 치러지기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교황은 이 인터뷰에서 대선 캠페인에 사적인 이해관계가 개입되면 선거가 끝나고 나서 그에 대한 대가를 요구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공적자금으로 캠페인을 지원하는 것이 선거의 투명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대선은 오는 10월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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