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르네상스 미술의 전성기를 이끈 3대 거장 중 하나인 라파엘로 산치오의 성화작품을 매주 연재한다.

미술사에 끼친 영향력에 비해 라파엘로의 작품은 다빈치나 미켈란젤로에 비해 덜 알려진 게 사실. 이에 본지는 정성길 계명대 동산의료원 명예박물관장으로부터 라파엘로 성화 80여점을 입수해 독자들에게 라파엘로의 작품세계와 일대기를 느껴볼 수 있도록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는 역사상 최초의 라파엘로 연재다.

2차 세계전쟁 등으로 그의 작품은 대부분이 소실됐거나 현재 소장 위치를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의 작품들이 1세기 혹은 2세기 전 선교용으로 제작한 유리원판 필름에 담긴 덕분에 오늘날 대중 앞에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라파엘로 작품은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천문학적인 액수로 판매될 정도로 가치는 상당하다. 이번 연재를 통해 이미 공개된 적이 있거나 또는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그의 작품들이 공개된다. 37세의 나이로 요절한 비운의 천재화가 라파엘로. 그의 안타까운 생애를 위로하는 동시에 작품세계를 느껴보길 바란다.

▲ Raphael, C.1518. Altarpiece: Holy Family with St. Elizabeth and young St. John, also called La Perla. (execution by Giulio Romano) Madrid. Prado. 라파엘로 1518년 제작. 제단화: 아기 성 요한과 성 가족, 일명 ‘진주(La Perla)’. (라파엘로의 제자 길리오 로마노 작화),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소장 (제작 당시). 최초 공개되는 작품이다.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세기의 천재화가 라파엘로의 작품 중 이번 호에는 성모마리아와 아기 예수, 아기 세례요한, 그리고 요한의 모친인 엘리사벳이 함께 들어간 작품을 소개한다.

성모마리아와 엘리사벳은 친척 관계다. 성서에 따르면 엘리사벳은 나이가 많아 아기를 가질 수 없는 몸임에도 불구하고 창조주의 은혜를 입어 마리아보다 6달 앞서 임신하게 되는데 그에게서 태어난 이가 세례 요한이다.

두 작품을 보면 노인 모습의 엘리사벳이 잘 그려져 있다. 특히 한 작품은 마리아가 엘리사벳에게 다정함을 표시하면서 무릎에 아기 예수를 함께 올려놓고 같이 안고 있는 듯한 포즈를 잡고 있다. 그리고 아기 요한은 살짝 관심 밖으로 밀려난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라파엘로의 작품 중 아기 세례 요한이 등장하는 그림들은 대체로 자신은 관심에서 밀려난 채 예수에게 쏟아지는 관심과 사랑에 살짝은 시기하듯 또는 부러운 듯 응시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 세례 요한을 몇 개 작품에서는 마리아가 챙겨주는 그림도 등장한다.

세례 요한은 길예비자로 등장해 예수를 맞이할 길을 닦는다. 요한은 예수에게 세례를 베풀면서 그가 구원자로 온 것임을 알아봤으면서도 나중에 옥에 갇혔을 때는 구원자로서의 예수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한다(마11장 참고). 그리고 끝내 헤롯왕에 의해 참수를 당해 생을 마감한다.

어쩌면 길예비자로서 예수를 끝까지 보필해야 할 요한이 헤롯왕의 사생활에 참견하다가 헛된 죽음을 당한 것일 수 있다. 혹자는 이 같은 요한을 순교자라 말하지만, 요한은 예수에 대한 믿음을 굳게 지켰다거나 또는 그 믿음을 담보로 죽음을 당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서를 바탕으로 한 바른 접근이 필요하다.

성서를 바탕으로 성화를 그린 라파엘로는 아기 세례 요한을 아기 예수와 함께 등장시켜 시샘하는 듯한 표정을 나타낸 것은 이 같은 요한의 행보를 염두에 둔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 Raphael, C.1518. Altarpiece: Holy Family with St. Elizabeth and young St. John, and angels, also known as Holy Family of Francis I. Paris. Louvre. (execution probably by Giulio Romano). 라파엘로 1518년 제작. 제단화: 성 엘리자베스, 아기 성 요한과 천사, 일명 프란시스 1세 성 가족화. (라파엘로의 제자 길리오 로마노 작화), 파리 루브르 박물관 소장 (제작 당시).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 Raphael 1483-1520. Madonna with the Veil: Madonna of the blue diadem. 1508-13. Paris Louvre. 라파엘로. 파란 베일의 성모. 1508-13년 제작. 파리 파리 루브르 박물관 소장 (제작 당시).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 Raphael- Madonna del (Taft) Prato. Vienna-1506. 라파엘로. 작품명 성모 마리아. 1506년 제작. 프라토 현대미술관 소장(유리원판 제작당시).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 Schoolroom Decoration. Two Reproductions of Raphel’s Painting. Madonna of the Chair. 교실 장식. 라파엘로 모작: 의자에 앉은 성모마리아.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시대 초월한 표현 ‘영적인 신비’ 놀라워
황금숙 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중앙회 부회장

 
그의 놀라운 표현력은 시대를 초월한 ‘영적인 신비’로 표현한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의 화법에 잠재된 그림에서 오는 느낌은 곧, ‘영적치유’며 ‘찬양의 음성’이며 ‘기도’ 그 자체라 느낀다. 선의 곡선과 입체적인 음양의 조화 속에서 울림이 있는 소리라고 감히 표현해본다.

필렌체에 일찍이 입성한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이어 늦은 그의 입성이었지만 조형과 감정, 빛, 공간표현 문제까지 두루 연마한 그의 천재성은 16세에 대가의 반열에 올려지고, 수많은 그의 그림은 마치 해산의 고통으로 탄생됐다. ​

1508년 교황 율리우스 2세에 부름 받아 로마로 간 그는 프레스코 연작을 제작하기 시작해교황청의 건축​과 회화, 장식등 미술 모든 분야에 대한 감독 책임을 맡고 열정의 불꽃을 발하던 라파엘로의 37세 갑작스런 죽음에 ​뜻하지 않은 모두가 아픔을 겪었다.

그의 위대함을 일찍이 알아보고 추기경 직위까지 내리려했던 교황 레오 10세는 그가 죽자 비통함을 이루 헤아릴 수 없어 그를 애도하는 국가 장례로 치르게 하고 판테온에 잠들게 했다. 라파엘로가 평상시 남긴 유명한​ 명언은 ‘​현명한 사람이 되려거든 사리에 맞게 묻고, 조심스럽게 듣고, 침착하게 대답하라. 그리고 할 말이 없으면 침묵하기를 배워라’는 ​오늘날까지 교훈으로 전해진다.

그 시대에 그림, 조각, 음악 등등 모든 예술인들이 어렵던 시절, 그 시대 최고의 부호였던 ‘메디치가’ 가문에서 많은 예술인들에게 미술도구부터 숙식을 제공하는 등 아낌없이 베풀었기에 라파엘로의 결실이 나타났고, 이는 곧 르네상스시대의 ‘필렌체 예술’을 탄생시켰다.

이에 앞으로 우리나라에도 넉넉한 사람들 중에 제2의 메디치가 가문과 같은 귀한 사람들이 나와 주길 기대해본다. ​

-약력-
안중근 평화재단청년이카데미 상임이사
Airlife(인명 재난구조장비생산) 수석 고문
(사)남북통일국민연합 준비 중앙위원
(사)자원봉사 애원 운영위원장
세계평화여성포럼 서울북부 고문.
세계평화여성연합(UN NGO 1등급기관) 前 수석부회장

◆[독자반응]
의자에 앉은 성모마리아 작품은 한 작품을 가지고 다양한 색깔을 넣어 제작한 유리원판 필름으로 입체감을 더 돋보이게 하고자 제작한 스테레오 비전 기법으로 입체경을 이용해 두 작품이 합쳐져서 하나로 보이게 한다고 했다. 같은 그림을 다른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다 하니 멋지고 놀랍다.
-임선희(40대, 여, 인천시 연수구 선학동)-

놀라운 작품, 귀한 예술계 거장의 유작을 이리 볼 수 있도록 해줘 참으로 감사드린다. 정성길 관장의 정성 또한 큰 감동이다.
-이주흥(남, 서울 영등포 신길동)-

최고의 작품을 접할 수 있게 기회를 준 천지일보에 감사드린다.
-정원두(60대, 남, 경북 경주시 성건동)-

◆1세기 전 신비함 담긴 ‘컬러 유리원판 필름’
원본에 흡사하도록 붓으로 채색, 샌드위치형 제작

1세기 전 합성수지(플라스틱)로 제작된 흑백필름이 나오기 전까지는 유리원판 필름을 사용했다. 유리원판 필름은 인화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대중적 인기를 얻었으나 선교사업 목적으로 슬라이드 방식으로 제작된 필름은 소수의 특수한 부류만 이용했다. 슬라이드 방식은 영상 교육용으로 사용하던 필름이다.

특히 신비감을 갖게 하는 것이 컬러 유리원판 필름이다. 당시 필름은 감광도가 매우 낮은 건판으로 0.2mm 유리판에 감광재료를 바른 후 젤라틴 막을 입혀 촬영하면 실상과 반대인 네거티브(음화)로 찍혀지고 이것을 다시 실상과 같은 포지티브(양화)로 반전시킨 후 그 위에 원색에 가까운 칠을 해 컬러 유리 원판으로 만든 것이다.

쉽게 말하면 현품을 찍어 나온 유리로 된 흑백필름에 붓으로 색을 칠한 것이다. 그리고 그 위에 유리를 덧씌워 ‘샌드위치형’으로 만든 것이다. 이같이 만들어진 슬라이드 유리원판 필름은 환등기를 통해 영상자료로 사용됐다.

이 컬러 유리원판 필름에는 특히 고흐, 피카소 등의 명화 작품 뿐 아니라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렘브란트 거장들의 성화 작품이 들어가 있다. 현품과 흡사하게 제작돼 있어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 환등기와 여러 성화작품이 담긴 유리원판 필름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