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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사은품이나 서비스 때문에 본품을 구매하는 ‘덤의 경제학’이 올해도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던킨도너츠는 새로운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도너츠 6개와 함께 푸우 목베개를 세트로 구성해 9900원에 판매한다. 계산해보면 1만 5000원짜리 목베개를 4000원 정도에 사게 되는 셈이다.

회사 측은 “캐릭터를 활용해 얻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기획을 하고 있다”며 “디즈니에 1~3% 수준의 라이센스 비용을 지불해도 결국 매출에는 플러스가 된다”고 설명했다.

던킨도너츠는 2013년 말부터 현재까지 약 2년간 5건의 캐릭터 활용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매출이 10~30%까지 오르는 효과가 났다.

최근 진행한 ‘프로도 핫초코’는 카카오톡의 캐릭터 프로도를 일회용 용기에 적용했다. 덕분에 핫초코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5배 뛰었다. 컵홀더의 프린트를 바꾸고 뚜껑에 귀를 달아준 것뿐이지만 소비자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온 것이다.

▲ 무민 봉제인형, 아톰 피규어 (사진제공: 던킨도너츠, 롯데리아)

작년 12월에 진행한 ‘무민’ 이벤트도 ‘대박’을 쳤다. 무민은 하마를 닮은 캐릭터인데, 핀란드의 한 일러스트레이터가 발표한 이후 해당 국가에서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던킨도너츠는 무민 봉제인형을 2000~3000원에 살 수 있도록 기획했고, 이틀 만에 5만 2000개가 팔렸다. 한 달간 총 20만개가 소진됐는데, 이를 통해 던킨의 12월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김난도 교수가 올해의 10대 트렌드로 꼽았던 일명 ‘덤의 경제’다. 김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다시 말해 지엽적인 것이 본질에 앞서는 상황”이다.

스타벅스 다이어리가 대표적이다. 커피 17잔을 마시면 다이어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연말이 되면 부지런히 스타벅스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난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살 수 없다는 ‘한정판’ 개념도 한몫을 한다.

김난도 교수는 “워낙 경쟁이 치열하고 서로 베끼기가 심하다보니 본품으로는 차별화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부수적인 사은품이 고객의 구매 순위를 바꿔놓는다”고 강조했다. 사은품의 요건에 대해서는 “고객이 거기서만 얻을 수 있어야 하고, 받으나마나한 것이어서는 안된다”며 “이런 ‘덤’은 매출을 들었다 놨다 할 정도의 힘을 지닌다”고 말했다.

삼립식품은 최근 카카오빵으로 스티커 효과를 다시 한 번 맛보고 있다. 과거 국진이빵, 핑클빵, 피카츄빵 사례를 볼 때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삼립에 따르면 매달 500만봉지가 팔리던 피카츄빵 만큼은 아니지만 카카오빵도 한 달에 350만봉지가 팔리며 스티커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롯데리아는 1달 단위로 어린이세트 구매 시 함께 제공하는 장난감을 바꾼다. 장난감은 어린이햄버거세트를 구매하면 받거나 별도로 돈을 내고도 살 수 있다.

지난해 가장 큰 인기를 끈 장난감은 각각 8월, 10월에 제공했던 ‘히어로즈 쿤토이’ ‘아톰 피규어’다. 올해도 1월 ‘헬로키티 쿤토이’와 2월 ‘포켓몬스터 피규어’가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보통 이런 인기 장난감은 해당 월에 20만개씩 팔린다. 해당 메뉴의 매출(장난감 별도 판매액 포함)도 다른 달에 비해 30% 정도 높다.

롯데리아는 일반 메뉴도 각종 판촉물과 연계해 끊임없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덤’이 주는 효과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는 일정액 이상을 구매하는 홈서비스 고객에게 청양 흔들인형을 증정했다. 햄버거를 먹으면 도라에몽 보조배터리를 9000원에 살 수 있도록 하거나 헬로키티 인형 스크래치 경품권을 증정하기도 했다.

한국에 진출한 지 28년째 되는 맥도날드도 최근 2년간 연말이 되면 ‘헬로키티 한정판’을 선보였다. 회사 측은 업계의 치열한 경쟁을 이유로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기 꺼리지만 2013년의 경우 10만개가 사흘 만에 조기 완판돼 2차 판매분을 예정보다 앞당겨 내놓은 바 있다.

이 밖에도 어린이용 세트메뉴인 해피밀에 제공되는 장난감이 지난해 5월, 6월 ‘슈퍼 마리오’로 기획되자 판매 나흘 만에 전국적으로 품절 사태가 발생했다.

▲ 던킨도너츠 프로도 핫초코 (사진제공: 던킨도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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