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르네상스 미술의 전성기를 이끈 3대 거장 중 하나인 라파엘로 산치오의 성화작품을 매주 연재한다.

미술사에 끼친 영향력에 비해 라파엘로의 작품은 다빈치나 미켈란젤로에 비해 덜 알려진 게 사실. 이에 본지는 정성길 계명대 동산의료원 명예박물관장으로부터 라파엘로 성화 80여점을 입수해 독자들에게 라파엘로의 작품세계와 일대기를 느껴볼 수 있도록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는 역사상 최초의 라파엘로 연재다.

2차 세계전쟁 등으로 그의 작품은 대부분이 소실됐거나 현재 소장 위치를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의 작품들이 1세기 혹은 2세기 전 선교용으로 제작한 유리원판 필름에 담긴 덕분에 오늘날 대중 앞에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라파엘로 작품은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천문학적인 액수로 판매될 정도로 가치는 상당하다. 이번 연재를 통해 이미 공개된 적이 있거나 또는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그의 작품들이 공개된다. 37세의 나이로 요절한 비운의 천재화가 라파엘로. 그의 안타까운 생애를 위로하는 동시에 작품세계를 느껴보길 바란다.

▲ Raphael. (Rena is sance). Madonna di foligno with saints and donor. 1512. Rome, it. the vatican. Pinacoteca. 라파엘로, 폴리뇨의 성모, 1512, 로마 바티칸 피나코테카 아트갤러리 소장(제작 당시).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지난 연재에서는 성서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성모마리아의 ‘모성애’를 중점 표현한 작품을 소개했다.

이번호에는 성모마리아의 모성애에 라파엘로의 영적 상상력까지 더해진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라파엘로는 많은 작품들 중 성모마리아와 아기예수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특히 주로 그렸는데, 아기 세례요한과 함께 등장하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아기 예수하고만 등장하는 작품, 아버지 요셉과 같이 셋이 등장하는 작품, 그리고 우리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영적 존재인 천사가 함께 등장하는 사진 정도로 종류가 분류된다.

기독교 성서에는 마리아와 예수의 모자 간 사랑이 느껴지도록 언급된 곳이 사실상 없다. 4복음서 중 요한복음서만 모친 마리아가 아들 예수가 십자가상에서 운명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 언급했을 정도이고, 나머지는 마리아의 등장 기록이 없다.

아마도 라파엘로는 성모마리아의 모성애를 작품에 담아내기 위해 아기예수를 안고 있는 모습을 중점적 표현을 한 듯한데, 여기에 상상력을 동원해 천사들까지 등장시켜 신성(神聖)한 모성애를 나타냈다. 두 작품에서는 천사가 아기의 모습으로 정확히 표현됐다. 그리고 뒤 배경으로 많은 아기 형상의 존재들이 희미하거나 살짝 뚜렷하게 등장한다. 나머지 한 작품에는 실체를 알 수 없는 천사인 듯한 2명의 얼굴이 등장한다.

이같이 라파엘로는 신비감을 주는 영적세계까지 함께 표현함으로써 성모마리아로부터 예수의 탄생이 축복받는 일이었음을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 시스티나의 성모: 마리아와 아기 그리스도, 교황 식스토 2세와 성 바르바라. 드레스덴 국립미술관(제작 당시). 양 옆에는 두 순교자가 있는데, 그림 왼편은 교황 식스투스 2세, 오른쪽은 성녀 바르바라. 이 그림은 교황 율리우스 2세가 주문해서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 최초 공개되는 라파엘로 작품. 성모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가운데 양옆으로 얼굴이 보이는데, 천사를 표현한 듯하다.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자료의 중요함, 우리에게 큰 교훈 줘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자료의 중요성에 대해 또 한 번 느끼게 된다. 라파엘로의 작품이 처음 공개되는 것들을 포함해 많은 작품이 총체적으로 공개될 수 있도록 기여한 정성길 관장의 노고를 높이 산다. 지금 이 시대에는 스마트폰, 디지털카메라, 녹음기 등 여러 가지 오늘의 기억을 저장할 수 있는 매체가 많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저장 매체가 흔치 않았다.

만약 그의 이러한 수고가 없었더라면 우리는 이같이 가치가 뛰어난 귀중한 작품을 접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자료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어느 분야든 우리는 기록들을 많이 남겨서 후손들이 과거의 기록을 다시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남겨주는 사명 또한 크다 할 수 있겠다.

라파엘로 등의 작품들이 전쟁으로 인해 불타고 없어졌으나 다행히 유리원판에 담겨 대중에게 공통의 기억을 남길 수 있게 됐다. 허나 이를 제대로 활용 못한다면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하지만 천지일보가 정 관장과 더불어 큰 역할을 해주고 있어 든든하고 뿌듯하다. 우리에게 기록이 왜 중요한지, 큰 교훈을 주고 있는 연재라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약력-
삼성출판박물관 관장
(사)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

◆[독자반응] 사진 찍은 듯 정교함에 감동

라파엘로라는 이름은 들어봤지만, 그림을 보는 건 처음이다. 정말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듯 정교하다. 거기에 장인의 손길이 닿으니 한층 더 멋지다. 귀한 그림 잘 봤다.
-조영랑(40대, 여, 부산 화명동)-

라파엘로 작품은 잘 몰랐었는데 신문을 통해 접하게 됐고, 작품의 가치가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천문학적인 액수로 판매될 정도의 가치이고, 최초로 천지일보를 통해 연재된다고 하니 감동이다. 37세 나이로 요절했다고 하니 작품이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 이 귀한 작품을 제공해 준 정성길 관장께 감사드린다.
-김선경(40대, 여, 인천시 연수구 옥련1동)-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작품, 참으로 감동이다. 지면을 통해 접하게 해준 천지일보와 정성길 관장께 감사드린다.
-김연국(50대, 남, 충북 제천시 화산동)-

1세기 전 신비함 담긴 ‘컬러 유리원판 필름’
원본에 흡사하도록 붓으로 채색, 샌드위치형 제작

1세기 전 합성수지(플라스틱)로 제작된 흑백필름이 나오기 전까지는 유리원판 필름을 사용했다. 유리원판 필름은 인화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대중적 인기를 얻었으나 선교사업 목적으로 슬라이드 방식으로 제작된 필름은 소수의 특수한 부류만 이용했다. 슬라이드 방식은 영상 교육용으로 사용하던 필름이다.

특히 신비감을 갖게 하는 것이 컬러 유리원판 필름이다. 당시 필름은 감광도가 매우 낮은 건판으로 0.2mm 유리판에 감광재료를 바른 후 젤라틴 막을 입혀 촬영하면 실상과 반대인 네거티브(음화)로 찍혀지고 이것을 다시 실상과 같은 포지티브(양화)로 반전시킨 후 그 위에 원색에 가까운 칠을 해 컬러 유리 원판으로 만든 것이다.

쉽게 말하면 현품을 찍어 나온 유리로 된 흑백필름에 붓으로 색을 칠한 것이다. 그리고 그 위에 유리를 덧씌워 ‘샌드위치형’으로 만든 것이다. 이같이 만들어진 슬라이드 유리원판 필름은 환등기를 통해 영상자료로 사용됐다.

이 컬러 유리원판 필름에는 특히 고흐, 피카소 등의 명화 작품 뿐 아니라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렘브란트 거장들의 성화 작품이 들어가 있다. 현품과 흡사하게 제작돼 있어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 환등기와 여러 성화작품이 담긴 유리원판 필름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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