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럭시S6 엣지에 탑재된 삼성페이로 모바일 결제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제공: 삼성전자)

내년부터 MS결제 제한… NFC단말 1.8%만 보유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삼성전자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가 올여름 국내에 상륙한다. 하지만 단순 도입을 넘어 활성화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삼성전자는 2일(현지시각) ‘MWC2015’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반기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삼성은 앱카드협의체 소속 6개 카드사(신한, KB국민, 삼성, 현대, 롯데, NH농협)와 BC, 우리, 하나 등 총 9개 카드사와 제휴를 맺었다.

 
삼성페이는 NFC(근거리무선통신) 방식만 지원하는 애플페이와 달리 NFC,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바코드 등 3가지 방식을 지원한다.

전세계 모바일 결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각국 결제 인프라의 상황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애플페이 출시 후 모바일 결제 시장에 눈을 뜨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는 MST 방식으로 적극 대응한다.

미국은 아직도 카드사용자의 90% 이상이 마그네틱(MS) 카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NFC와 MST 방식을 동시에 제공하는 삼성페이가 더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국내다. 우리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대량고객정보 유출 사고를 겪은 후 대안으로 지난해 3월 ‘금융분야 개인정보 유출 재발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대책 중 하나가 보안에 취약한 MS단말을 IC(직접회로)단말로 전환해 IC결제를 의무화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정부정책이 실행되면 삼성페이가 올하반기 7월부터 도입된다 하더라도 MST 방식은 6개월 후부터는 무용지물이 된다. 이에 삼성전자 임윤정 과장은 “IC단말기가 MS방식도 함께 지원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NFC나 바코드라는 대안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의 예측과 달리 정부는 MS카드 사용을 원천 차단하려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단계적으로 MS카드에서 IC카드로의 전환을 추진해왔고, 5일부터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MS신용카드를 이용한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중단했다.

또 IC결제단말기 전환 작업을 빠르게 마무리한 후 2016년부터는 모든 카드가맹점에서 MS신용카드 결제를 금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MS카드 결제를 받는 가맹점에는 불이익을 줘 IC로의 완벽한 전환을 준비 중이다.

삼성이 제안한 NFC 방식 결제도 단기간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다.

NFC 역시 결제를 위해선 가맹점이 NFC 결제단말기(동글)를 구비하고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현재 국내 220여만개의 카드가맹점 중 NFC로 결제할 수 있는 곳은 2만 6000여곳 1.8%에 불과하다. 따라서 내년 MS결제가 중지되면 삼성페이 사용처 98%가 사라지는 셈이다.

NFC 확대를 위해 일부 카드사들은 교체되는 IC단말기 내에 NFC를 탑재한 형태도 함께 내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경우 NFC 적용 단말기의 가격은 IC전용단말보다 더 비싸질 수밖에 없어 영세가맹점들의 부담이 늘게 된다. 때문에 단기간에 NFC 가맹점을 늘리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게 금융업계 중론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페이의 성공여부는 실제 시장 도입 후 반응을 봐야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일각에서는 삼성의 진입으로 그간 잠자고 있던 NFC 시장이 확대되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바코드 방식 역시 MS결제단말기만으로는 사용이 불가하다. 바코드 인프라를 갖춘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또 이를 이용하기 위해선 사용자가 먼저 스마트폰에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후 결제시 화면에 바코드를 띄워야 하는데, 이 때 시간이 많이 걸리고 번거로워NFC와 MST의 대체제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종합적인 상황상 금융업계에서는 삼성페이가 국내보다는 미국을 겨냥한 서비스가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는 확실히 경쟁력이 있어 보이지만 국내에선 정부의 추진 방향과는 어긋나는 부분이 있어 당장 활성화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국내 활성화를 위해서는 NFC 결제단말기 보급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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