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강탈 사건 잦아, 조직위 측은 “안심하라”


과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성공적인 월드컵이 치러질 수 있을까.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국제적인 메이저 이벤트가 처음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치러지는 가운데 내년 남아공 월드컵이 성공적으로 치러질 것인지에 대해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 추첨 행사가 벌어진 가운데 지난 1일부터 닷새 동안은 비교적 안정적인 치안 상태를 보여 줬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적인 스타들이 모두 총출동한 상태에서 케이프타운의 경찰력이 이 행사에 모두 집중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행사장이 있는 롱 스트릿을 벗어났을 때. 케이프타운 외곽 지역을 취재 나갔던 몇몇 외신 기자들은 자동차에 실려 있던 물건들을 도난당했으며 영국 방송 기자 역시 현지 풍광을 취재하다가 강도들이 자동차 뒷 유리창을 깨고 방송장비를 훔쳐가는 바람에 울상을 지었다. 또 독일 취재진 역시 롱 스트릿을 벗어난 지역에서 강도를 만났다.

케이프타운의 현지 한국인은 “그나마 치안을 강화했기 때문에 이정도”라며 “남아공 월드컵 기간에도 지금 이상의 치안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문제는 케이프타운이 남아공에서 가장 치안이 괜찮은 곳에 속한다는 것. 케이프타운은 국경에서도 많이 떨어져 있고 백인들이 밀집해 거주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한국의 경기가 벌어지는 포트 엘리자베스, 요하네스버그, 더반이다.

포트 엘리자베스의 경우 경기장인 넬슨 만델라 스타디움에 있던 사람들까지 예전에 강도사건을 당하기도 했다. 포트 엘리자베스도 바닷가를 낀 ‘가든 루트’의 시발점이자 종착점으로 세계적인 관광지에 속하지만 치안은 불안하다. 더반 역시 해안이 인접한 여행지지만 안전을 보장하기가 힘들다.

그러나 포트 엘리자베스와 더반도 요하네스버그에 비해 나은 편에 속한다. 요하네스버그는 남아공에서도 가장 사건 사고가 많은 곳이다.

현지 한국인들은 한국 관광객들이 남아공에서 사건 사고를 당했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대사관과 영사과가 모두 프리토리아에 있기 때문에 포트 엘리자베스와 더반에서 큰 일을 당했을 경우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더반에는 현지 한인회가 있긴 하지만 포트 엘리자베스의 경우 케이프타운과 더반이 모두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남아공 월드컵 조직위원회 측은 “경찰력을 더욱 증강할 예정인데다가 월드컵 기간에는 특별 법원을 설치하기 때문에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며 “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국제적인 관광지인데다가 그동안 럭비 월드컵 등 국제적인 행사를 치러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안심해도 좋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확실하게 믿음이 가진 않는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월드컵을 보기 위해 남아공을 찾는 한국 관광객들은 ‘조심 또 조심’을 명심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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