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지난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1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보다 낮았다.

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지난해 한국과 일본의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1.3%, 2.7%로 한국이 일본보다 1.4%p 낮다. 한국의 물가 상승률이 일본에 못 미친 것은 오일쇼크가 불어닥친 1973년 이래 41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한국과 일본의 물가 상승률은 각각 3.2%, 11.6%였다.

지난해 한국은 농축산물, 석유류 제품 가격 하락으로 물가 상승률이 1.3%에 그쳤다. 반면 일본은 소비세 인상과 엔화 약세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물가 상승률이 1991년(3.3%) 이래 최고인 2.7%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한국의 물가 상승률은 주요 7개국(G7)의 평균 물가 상승률 1.6%보다도 낮았으며, OECD 34개 회원국 평균인 1.7%에도 못 미쳤다. 지난해 일본(2.7%), 캐나다(1.9%), 미국(1.6%), 영국(1.5%) 등 4개국은 한국보다 높고, 독일(0.9%), 프랑스(0.9%), 이탈리아(0.2%) 3개국은 낮았다.

지난해 연말부터 한국의 물가 상승률은 3개월 연속 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각각 0.8%를 기록한 데 이어, 2월 들어서는 이보다 더 하락한 0.5%였다. 이는 지난 1999년 7월 0.3% 상승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2월 물가 상승률 가운데 주류·담뱃값 인상 요인(0.6%)을 제외하면 물가 상승률은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수준이다.

물가 상승률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 활력이 떨어진다는 뜻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4일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주최 강연에서 “서민 입장에서 물가가 떨어지면 참 좋지만 지난 2월 물가는 담뱃값 인상분을 빼면 마이너스”라며 “저물가 상황이 이어져 디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큰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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