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농심)

농심, 작년 12월 허니맛 미투 제품 출시
월 100억원 가까운 매출 올리며 ‘웃음’
원조 허니버터칩 눌렀다며 대대적인 홍보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농심이 업계의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 3일 언론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자사 제품이 스낵 시장 1위를 했다고 주장하면서다.

농심은 스낵에 강한 회사다. 껌·초콜릿 등을 생산하는 롯데제과나 오리온, 해태 등과 달리 오직 스낵만 생산해 왔다. 대표제품은 새우깡이다.

농심에 따르면 지난 1월 AC닐슨 자료 기준으로 ‘수미칩 허니머스타드’가 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스낵 중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수미칩은 5년 전 농심이 국산 수미 감자를 이용해 생산하기 시작한 제품으로, 오리지널과 어니언 등 2가지로 판매돼 왔다.

그러나 작년 8월 해태가 내놓은 허니버터칩이 최고의 인기를 누리자 농심은 12월 중순 수미칩 제품에 ‘허니머스타드’ 맛을 추가했다.

농심에 따르면 이 제품이 나온 후 1달간(12월 16일~1월 17일) 총 360만 봉지가 팔렸다. 소비자가격 2400원을 곱하면 총 86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대형할인점에서 2000원 정도에 팔렸다고 해도 유례없는 히트를 치고 있는 셈이다.

농심은 “수미칩이 새해 스낵시장 왕좌에 올랐다”며 “농심 스낵판매 역사상 이 같은 기록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AC닐슨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스낵 시장 매출은 다음과 같다. 1위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농심) 50억원, 2위 오리온 포카칩 스윗치즈맛(43억원), 3위 농심 새우깡(40억원), 4위 해태 맛동산(38억원), 5위 오리온 오징어땅콩(37억원), 6위 해태 허니버터칩(32억원), 7위 포카칩 어니언(30억원), 8위 농심 꿀꽈배기(29억원), 9위 롯데 꼬깔콘 고소한맛(26억원), 10위 오리온 포카칩 오리지널(25억 8000만원).

이 자료를 본 해태의 심기는 편안할 수가 없다. 공장 라인을 최대 가동해 허니버터칩을 매달 75억원어치나 내보내고 있는데 겨우 6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허니 신드롬을 일으킨 ‘원조’ 해태 입장에서는 ‘미투쟁이’ 농심이 자존심을 건드리는 셈이다.

해태는 이에 배포 자료를 내고 허니버터칩과 허니통통, 허니마일드 등 자사 허니시리즈가 1, 2월 연속 월 100억원 이상 팔리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AC닐슨 자료는 농심이 자체적으로 만든 자료가 아니라는 점에서 속을 끓일 수밖에 없다. AC닐슨은 대형마트 등의 포스(POS) 매출에 기반해 집계치를 낸다. 동네 슈퍼 판매까지 잡히지는 않지만 전체 소매판매의 대략 80%를 아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 공장은 허니머스타드 맛이 큰 인기를 끌자 오리지널과 어니언 맛의 생산을 크게 줄이고 허니 맛에만 집중하고 있다. 기존 수미칩 매출은 오리지널과 어니언을 합쳐 월 20억원 수준이었다.

1월 집계에서 2위에 오른 오리온도 농심 허니머스타드의 인기를 즐겁게 받아들일 수 없다. 농심과 오리온은 감자칩 시장에서 오랜 경쟁 관계다. 농심이 1980년경 생감자칩 포테이토칩을 선보였지만, 포카칩을 내놓은 오리온이 결국 감자칩 시장 1위로 올라선지 오래다. 오리온은 작년 한해만 포카칩 시리즈로 135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초코파이보다 높은 수준이다. 올해 스윗치즈맛의 인기가 계속되면 매출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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