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차전은 해안도시 인접, 2차전 요하네스버그는 해발 1753m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첫 월드컵 원정 16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대팀의 전력 분석 못지 않게 경기장과 경기 장소에 대한 적응도 숙제다.

그리스와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와 차례로 만나는 한국은 저지대와 고지대를 오가며 경기를 펼치는데다 거리도 만만치 않아 선수들의 체력과 피로 회복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일단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베이스 캠프로 요하네스버그 인근 루스텐버그를 ‘1순위’로 꼽고 있다. 루스텐버그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최고의 휴양도시로 선수들이 경기 후 지친 몸을 추스르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또 요하네스버그와 가깝고 역시 고지대라는 점도 고려됐다.

그러나 루스텐버그와 첫 경기 장소인 포트 엘리자베스까지 거리가 꽤 된다. 물론 비행기를 타고 가기 때문에 이동에 따른 피로는 없겠지만 고지대에서 저지대로 내려오고 다시 고지대로 가는 것이 부담이 될 수는 있다. 루스텐버그는 요하네스버그와 비슷한 1500m의 고지대지만 포트 엘리자베스는 해안도시로 평균 해발이 10~20m에 불과해 평지나 다름없다.

저지대에서 경기를 치른 뒤 고지대로 돌아왔을 경우 다시 처음부터 고지대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다. 2차전 장소인 요하네스버그가 대회 개최 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평균 1753m다. 설악산의 높이가 1708m이므로 대청봉 높이의 지대에서 경기를 한다고 보면 된다.

평지보다 높은 곳에 있는 만큼 공기가 희박해 90분 동안 경기를 뛰면 120분 이상 체력을 소진한 것과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희박한 공기로 인해 공인구 ‘자불라니’에 다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공기의 저항이 평지보다 적기 때문에 슈팅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3차전 장소인 더반도 포트 엘리자베스처럼 해안도시여서 고지대에 대한 적응이 필요 없다. 또 경기가 열리는 6월의 평균 최저기온도 11℃ 정도이고 이상한파가 몰아쳤을 때도 영하로 떨어진 적이 없어 비록 밤 경기지만 추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한편 경기장의 잔디 적응에 대한 문제도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이집트와 나이지리아에서 열렸던 20세 이하 월드컵과 17세 이하 월드컵의 경우 잔디 종류가 천차만별이어서 적응에 애를 먹었지만 유럽의 영향을 많이 받은 남아공의 경우 대부분 영국과 같거나 비슷한 잔디를 쓰고 있어 유럽에서 뛰고 있는 해외파들이 적응하기에 쉬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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