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신안군 노인전문요양병원 전경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 신안=김미정 기자] 전남 신안군(군수 고길호)이 20억원의 혈세를 투입해 건립한 신안군 노인전문요양병원의 의료장비가 입원환자를 위해 제대로 사용되지 않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신안군 노인전문요양병원은 지난 2010년 건립 후 지금까지 광주의 특정 의료법인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해당 의료법인은 병원 건립 후 3년까지만 운영을 맡기로 했지만 지난 2013년 4월부터 2018년 5월까지 5년간 재계약됐다.

지난 2월 27일 병원에 방문했을 당시 병원에는 물리치료를 위해 사용돼야 할 의료장비가 빗자루, 헌 상자, 스티로폼 등과 함께 한곳에 몰려있어 위생적으로 좋지 않았고 한 동안 작동하지 않은 채 방치돼 있었다. 병원 일부 직원은 환자용 돌침대에서 낮잠을 자기도 했다.

병원 총무과장은 의료장비 방치에 대해 “장소가 협소해 한곳에 모아놓았다”고 말했으며 “점심시간이다 보니 직원들이 돌침대에서 잠시 쉬고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 지난 2월 27일 전남 신안군 노인전문요약병원 내 의료장비가 박스와 함께 비닐에 씌워져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지난 2월 27일 신안군 노인전문요양병원 물리치료실 한쪽에 의료 장비가 한 데 몰려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신안군보건소 관계자는 위탁을 했어도 병원 운영 관리는 직접적으로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신안보건소 관계자는 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의료장비 관리는 월 1회 또는 바쁘면 분기별로 관리하고 있으며 전체적인 병원실태나 비상통로 등은 점검표를 가지고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물리치료기의 경우 사용하지 않을 때는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 비닐을 씌워 두고 있다”며 “보건소에서 점검 차 병원을 방문했을 때도 환자가 물리치료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운동기구 등 복도에 고장이 나서 사용하지 못하는 의료시설은 위탁 업체에 고쳐달라고 요청했고 시정할 것은 시정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직 병원 관계자는 “물리치료실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었다”며 “무엇 때문에 많은 돈을 들여 장비를 샀는지 항상 의아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 지난 2월 27일 신안군 노인전문요양병원 복도에 고장난 운동기구가 방치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위탁운영 기간은 2018년 5월까지다. 앞으로 3여년이 남은 기간에 군에서 어떻게 위탁시설을 체계적으로 점검하느냐에 따라 효율적인 혈세 운영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안군은 지난해 초 ‘염전노예’사건 이후 같은 해 연말 ‘장애인시설 개집 감금’ 사건을 기점으로 복지시설을 엄격히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임시방편 입막음’이라는 논란이 나오지 않도록 군이 더욱 복지운영 관리에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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