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업투자배급사 지적했던 ‘개훔방’, 자기 부조리는 돌아보지 못했다? (사진제공: (주)삼거리픽쳐스/리틀빅픽처스)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최근 대기업투자배급사의 자사영화 밀어주기로 생겨난 독과점 문제를 지적했던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하 개훔방)’이 관객의 힘으로 재개봉했지만 이번 일로 독립영화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독립영화 ‘조류인간’의 신연식 감독은 ‘개훔방’이 대기업의 독과점을 비난하고 나섰지만 정작 자신의 부조리는 돌아보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신 감독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조류인간’은 22개의 예술독립 영화 전용 극장에서 개봉 중입니다. 하지만 개봉 첫날 제가 현장에서 확인한 몇몇 극장에서는 아침 10시와 밤 10시 40분대라는 현실적으로 관람이 힘든 시간대에 상영 중이었고 상업영화 재개봉작인 ‘개훔방’이 좋은 시간대에 편성된 것을 보고 좌절감을 느꼈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신 감독은 “독립영화전용관은 영화의 다양성에 가치에 두고 만든 극장들입니다. 전국적으로 그렇게 많은 수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조류인간’과 같은 평범한 독립영화는 아트하우스 체인에서 5개관을 배정받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상업영화인 ‘개훔방’이 15개 이상의 극장을 배정받는 것은 독립영화계에는 엄청난 폭력”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신 감독은 상업영화인 ‘개훔방’이 독립영화관에 상영 되고 있는 모습에 개탄하며 ‘고등학생이 대학생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억울해 하면서 유치원 놀이터에 와서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라며 ‘개훔방’의 독립영화관 상영을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신 감독은 ‘개훔방’이 대기업투자배급사의 독과점을 비난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부조리를 돌아보지 못하고 있다며 한탄했다.

‘개훔방’ 측은 지난 MBC ‘PD수첩’ 인터뷰 당시 “(CGV) 전체 상영 시간표 중 대부분이 조조와 심야였다. 이는 좌석 점유율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낳았다”며 CJ와 CGV의 독과점 문제를 지적했다.

상업영화인 ‘개훔방’은 영화를 내렸다가 독립영화관에 재개봉하게 됐고 이로 인해서 ‘조류인생’ 등의 여러 독립영화가 일명 ‘퐁당퐁당’ 상영의 피해를 입게 됐다는 것이 신 감독의 주장이다.

신 감독은 또 ‘개훔방’의 원작자이나 김성호 감독이 영화 엔디크리딧에 시나리오 작가로 자신의 이름을 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훔방’의 시나리오는 4~5년 전에 제가 쓴 것입니다. 제가 제작사와 이견이 생겨 작품에서 빠진 이후 김성호 감독이 찾아와 저의 시나리오를 영화화하고 싶다는 요청을 했습니다. 완성된 작품은 저의 시나리오에서 달라진 부분이 거의 없으며 이는 김성호 감독이 촬영직전에 저에게 보낸 메일에 스스로 확인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감독이 작가로서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고 심지어 여러 인터뷰를 통해 원작에 없던 여러 설정들이 자신의 아이디어인 것처럼 이야기 했습니다. 이는 창작자로서 부끄러운 행위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 감독은 ‘과정상의 실수’라고 보고 있다며 작가 크레딧에서 감독의 이름을 빼줄 것을 감독에게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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