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르네상스 미술의 전성기를 이끈 3대 거장 중 하나인 라파엘로 산치오의 성화작품을 매주 연재한다.

미술사에 끼친 영향력에 비해 라파엘로의 작품은 다빈치나 미켈란젤로에 비해 덜 알려진 게 사실. 이에 본지는 정성길 계명대 동산의료원 명예박물관장으로부터 라파엘로 성화 80여점을 입수해 독자들에게 라파엘로의 작품세계와 일대기를 느껴볼 수 있도록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는 역사상 최초의 라파엘로 연재다.

2차 세계전쟁 등으로 그의 작품은 대부분이 소실됐거나 현재 소장 위치를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의 작품들이 1세기 혹은 2세기 전 선교용으로 제작한 유리원판 필름에 담긴 덕분에 오늘날 대중 앞에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라파엘로 작품은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천문학적인 액수로 판매될 정도로 가치는 상당하다. 이번 연재를 통해 이미 공개된 적이 있거나 또는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그의 작품들이 공개된다. 37세의 나이로 요절한 비운의 천재화가 라파엘로. 그의 안타까운 생애를 위로하는 동시에 작품세계를 느껴보길 바란다.
 

▲ Raphael(Raffaello Santi). The Tempi MADONNA. CA. 1508. wood panel. MUNICH, GER. ALTE PINAKOTHE. 라파엘, 작품명 템피의 성모. 1508년 제작. 독일 뮌헨 알테피나코테크 미술관 소장(유리원판 필름 제작 당시).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라파엘로 작품은 보고 또 봐도 감동이 느껴진다. 얼굴 표정 하나하나에 감정을 잘 나타냈으며, 뒤로 보이는 풍경들은 원근감을 매우 잘 표현해 사진을 찍은 듯 입체감이 특히 돋보인다.

라파엘로는 작품 주제를 주로 아기예수와 성모마리아, 예수의 십자가 고난 등을 많이 사용했다. 이번호에는 성모마리아가 아기예수를 안고 있는 작품 4점을 소개한다. 4개 작품 중 머리에 흰색 베일을 두르고, 갓난아이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마리아 그림은 최초 공개다.

라파엘로는 성모마리아가 아기예수를 안고 있는 작품을 많이 그렸다. 기독교 성서에는 마리아와 예수의 모자 간 사랑이 느껴지도록 언급된 곳이 없다 해도 무방하다. 사랑하는 아들이 십자가상에서 운명할 때도 부모로서 가슴 아팠을 법한데 4복음서 중 요한복음서만 모친 마리아가 지켜보는 것만을 언급했을 정도다.

아마도 라파엘로는 성모마리아의 모성애를 작품에 담아내기 위해 아기예수를 안고 있는 모습을 여러 모양으로 중점적 표현을 한 듯하다.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서도 성경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마리아의 모성애를 특히 잘 나타내 어머니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바 있다.

▲ Madonna with Book. Raphael. 책을 든 마리아, 라파엘.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 The Virgin and Child (The Bridgewater Madonna) Raphael. 성모와 아이, 라파엘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 Madonna and Child. Raphael. 성모와 아이, 라파엘. 이 그림은 최초 공개다.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독자반응] 사진 찍은 듯 정교함에 감동
“살아 숨 쉬는 느낌” “귀중한 작품 보게 해줘 감사”

많은 예술가가 있지만 자신만의 특별한 창작성을 가지고 입체감을 살리고자 했던 라파엘로의 정교한 손길이 느껴진다. 유리원판과 스테레오 비전기법, 샌드위치 기법으로 라파엘로의 작품을 더더욱 돋보이게 하는 이름 모를 장인들의 정교함도 마찬가지로 대단하다. 같은 작품인데도 흑백은 묵직하고 신비로워 보이고, 컬러로 봤을 땐 더 생동감이 있고 살아있는 듯해 보인다. 미술관에 가야 볼 수 있는 귀중한 작품을 천지일보를 통해 볼 수 있어 좋았고 이 작품의 귀중함을 알고 작품을 제공해 준 정성길 관장께도 감사드린다.
-김영아(30대, 광주 북구 오치동)-

다빈치나 미켈란젤로 화가는 잘 알려져 있는 데 반해 라파엘로는 이름은 들어봤지만 익숙치 않았다. 그런데 그의 그림을 보는 순간,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사진 찍은 것처럼 정교하며 그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는 생생함을 살린 그림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특히 이 작품을 통해 두 번 놀랐다. 살아 숨 쉬는 느낌에 놀랐고, 그 느낌을 더 살리기 위해 유리원판 필름으로 ‘스테레오 비전’ 기법을 통해 입체감을 더 돋보이게 한 것에 또 한 번 놀랐다. 정말 짧으면서도 굵고 깊게 남긴 그의 작품들을 천지일보를 통해 접할 수 있어 매우 감동이다.
-허선미(40대, 인천 부평구 산곡동)-

진짜 당시 그 시대에 와 있는 느낌이다. 몇 백 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이 시대에도 이같이 정교하고 살아있는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니 감동이다.
-유민숙(50대, 충남 서산시 동문동)-

◆1세기 전 신비함 담긴 ‘컬러 유리원판 필름’
원본에 흡사하도록 붓으로 채색, 샌드위치형 제작

1세기 전 합성수지(플라스틱)로 제작된 흑백필름이 나오기 전까지는 유리원판 필름을 사용했다. 유리원판 필름은 인화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대중적 인기를 얻었으나 선교사업 목적으로 슬라이드 방식으로 제작된 필름은 소수의 특수한 부류만 이용했다. 슬라이드 방식은 영상 교육용으로 사용하던 필름이다.

특히 신비감을 갖게 하는 것이 컬러 유리원판 필름이다. 당시 필름은 감광도가 매우 낮은 건판으로 0.2mm 유리판에 감광재료를 바른 후 젤라틴 막을 입혀 촬영하면 실상과 반대인 네거티브(음화)로 찍혀지고 이것을 다시 실상과 같은 포지티브(양화)로 반전시킨 후 그 위에 원색에 가까운 칠을 해 컬러 유리 원판으로 만든 것이다.

쉽게 말하면 현품을 찍어 나온 유리로 된 흑백필름에 붓으로 색을 칠한 것이다. 그리고 그 위에 유리를 덧씌워 ‘샌드위치형’으로 만든 것이다. 이같이 만들어진 슬라이드 유리원판 필름은 환등기를 통해 영상자료로 사용됐다.

이 컬러 유리원판 필름에는 특히 고흐, 피카소 등의 명화 작품 뿐 아니라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렘브란트 거장들의 성화 작품이 들어가 있다. 현품과 흡사하게 제작돼 있어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 환등기와 여러 성화작품이 담긴 유리원판 필름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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