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박남철(1953~2014)
어머니가 소금 한 줌을 집어넣으시니까
미꾸라지들이 퍼덕떡, 퍼덕떡, 퍼덕떡…
또 한 줌을 집어넣으시니까 또 퍼덕떡,
퍼덕떡, 퍼덕떡…
어머니는 아버지를 위하여 나를 위하여
미꾸라짓국을 끓이셨다.
눈 한 번 깜짝 않으시고.
바다……
바다에는 소금이 무진장(無盡藏)으로 있다.

[시평]
어머니의 힘은 참으로 강하고 위대하다. 미끈미끈한 미꾸라지도, 또 그 무엇도 아들과 식구들을 위해서는 그저 어머니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아니다. 조금도 징그럽지도, 또 버겁지도 않다. 소금을 집어먹고 퍼덕거리는 미꾸라지도 다만 아들과 식구들을 위한 보양식일 뿐 다른 무엇이 아니다.

한 생애 동안 그 짜디 짠 소금을 우리네 삶 속에 넣고 넣으시며, 우리의 삶 조금이라도 잘못될까 보아, 소금의 그 짜디짬을 견디듯 살아오신 어머니. 그 어머니는 소금이 무진장(無盡藏)인 바다이시다. 어머니의 힘은, 무진장으로 소금을 만들어 내는 바다이시다. 어머니의 사랑은 무진장으로 소금을 함유하고 있는 그 드넓은 바다, 바다이다. 어머니! 우리 어머니! 바다 같이 위대한 어머니, 어머니의 힘.
윤석산(尹錫山) 시인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