콥트교도, 야지디족 등 소수종교인 수난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 기독교도 150명을 납치했다고 AP 통신 등이 24일 보도했다.

IS는 23일(현지시각) 시리아 동부 하사케주(州) 소도시 탈 타머 인근을 습격해 아시리아 기독교도를 납치했다. 보도에 따르면 납치된 인원은 여성과 어린이 등 최소 150명이다.

IS의 습격 과정에서 4명이 숨졌으며 수천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납치된 이들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지역은 19세기 말 쿠르드족이 이주해 오기 전부터 아시리아 기독교도가 모여 살던 곳으로, IS는 쿠르드군과의 교전 끝에 인근 마을을 빼앗고 주민을 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IS는 24일 자체 라디오 방송을 통해 “무장대원들이 ‘십자군’ 수십명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십자군은 통상 IS가 기독교인을 가리킬 때 쓰는 표현이다.

앞서 IS는 지난 15일 리비아에서 이집트 콥트교도 21명을 참수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콥트교는 정교회에서 갈라져 나와 이집트에서 자생적으로 발전한 기독교 종파다. IS는 ‘십자가 국가에 보내는 피로 새기는 메시지’라는 제목의 이 동영상에서 대표적 가톨릭 국가인 이탈리아를 겨냥해 “로마를 정복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IS는 중동의 소수종교인들을 탄압해왔다. 이집트 콥트교도, 아시리아 기독교도, 이라크 소수민족 야지디족이 IS의 박해를 받았다. 야지디족은 조로아스터교(배화교), 기독교, 이슬람의 교리를 혼합한 고유종교를 믿는다.

IS는 지난해 여름 이라크 북부를 장악하는 과정에서 야지디족 수백명을 살해하고 여성들을 납치해 성 노예로 삼았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지난 5개월 동안 IS에 피랍돼 성노예가 된 야지디족 여성들이 적게는 수백명에서 많게는 수천명으로 추산된다고 지난 22일 보도했다. 더 타임스는 이는 금세기 최대 노예화 사례로 기록됐다고 전했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IS는 야지디족 여성을 납치해 나이, 혼인 여부, 교육수준에 따라 분류한 뒤 노예로 팔거나 공을 세운 IS 대원들에게 보상으로 줬다.

이외에도 IS가 이라크 두 번째 도시 모술을 장악할 당시 이라크 칼데아 가톨릭교회 신도 수천명이 레바논으로 도망쳤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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