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23일(현지시각) 유엔 공개토론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유엔 공개토론에서 일본을 겨냥해 “침략 사실을 뒤집으려는 이들이 있다”고 발언했다.

왕이 부장은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토론에서 “당시 공인된 반파시스트전쟁(2차 세계대전)의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심지어 침략(행위)을 뒤집어 죄행을 벗어나려는 이들이 있다”고 날을 세웠다.

왕 부장은 이날 ‘국제평화와 안보 유지’ 주제로 열린 토론에서 “냉전의 정신은 역사의 휴지통에 던져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왕 부장의 발언은 올해 2차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역사수정주의적 행태를 보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총리 재임 중인 지난 2013년 “침략의 정의는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해 국제적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올여름 아베 총리가 전후 70년 담화를 발표할 때 전후 50주년과 60주년 담화의 핵심인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담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왕이 부장은 토론회가 끝난 뒤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2차 대전 승전에 대한 중국의 공헌을 강조하며 “중국은 당시 일본 군국주의 주요병력에 효과적으로 반격을 가했다”며 ‘일본 군국주의’를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토론회의 발언이 일본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각국 인민의 전체 이익과 인류의 평화와 미래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목적은 역사를 거울로 삼아 미래를 열어 가는 데 있다”며 “대국인 중국은 넓은 아량을 갖고 있다. 누군가를 겨냥하지도 않을 것이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대답했다.

한편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전후 70년에 걸쳐 전쟁에 대한 깊은 반성의 토대 위에서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공헌한 데 대해 많은 국제사회로부터 이해를 얻고 평가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본 입장에서 주장해야 할 점은 제대로 주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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