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성전(聖戰)이라는 이름으로 갈수록 포악해지며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조직이 있다. 바로 ‘IS’ 일명 ‘이슬람국가’다. 스스로 국가를 선포한 상태지만 세계는 국가로 인정하지 않으며 다만 테러리스트 내지 테러조직으로 간주할 뿐이다. 이러한 무장단체가 출현하게 된 시점은 제2차 걸프전이 일어난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고 미국이 지원하는 시아파가 이라크의 정권을 잡으면서부터다. 여기에 불만을 가진 이라크 내 극렬수니파 세력은 알카에다와 손잡고 이슬람국가를 일방적으로 선포하고,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세력을 확장시키며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여기서 잠시 미국 부시 정권이 일으킨 걸프전을 이해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이 이라크를 향해 벌인 걸프전은 부시 정권의 무지에서 비롯된 실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시 말해 이슬람이라는 전통적 종교문화와 종교적 함수 또는 역학관계를 이해하지 못한 채 팽창주의적 발로에 의한 정치적·군사적 관계로만 접근한 무지의 결과라는 얘기다. 결국 걸프전이 낳은 유물이 바로 오늘의 IS다. 그리고 그 IS는 거꾸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를 위협하는 부메랑이 됐다.

다시 오늘의 IS를 이해하기 위해선 아라비아 반도의 정치적·종교적 문화로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이슬람교를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다. 이슬람교는 서기 632년에 무함마드에 의해 창시됐다. 이 이슬람교는 표면적으로 볼 때는 종교지만, 들여다보면 종교로 사회와 나라를 구성하고 운영하고 있기에 사회조직체이기도 하다. 따라서 정치적·사회적·경제적 영향력이 크며, 이를 대변하는 것이 절대적 권력을 가진 이슬람의 종교적·정치적 지도자인 ‘칼리프’다.

기독교를 포함해 지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종교가 만 가지 교파로 분파돼 있듯이, 이슬람교 역시 수많은 교파로 갈라져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창시자 무함마드는 자식이 없었으며, 후계자도 선정하지 못한 채 죽음을 맞게 됐다. 여기서 후계의 정통성 문제가 늘 화두가 됐고, 이는 천 년을 이어오면서 분파에 분파를 가져오는 원인이 돼 왔다. 이슬람교의 분파 중 최대 교파가 요즘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수니파로서 아랍국가의 85~90%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다음으로 시아파다. 이 두 교파는 분파를 넘어 종파에 가까우며 서로를 원수처럼 탄압해 왔다. 수니파는 칼리프의 정치적·종교적 정통성을 인정하면서도 예언자로 인정하지 않으며 오직 꾸란만을 인정하기에 더더욱 정통파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반면 시아파는 무함마드의 혈통만을 후계자로 인정했으며, 꾸란은 인간의 지혜로 감당할 수 없다고 여겨 또 다른 예언자의 존재를 필요로 하며, 꾸란 외에 의미와 해석을 덧붙여 왔다.

이 두 교파의 최대 분쟁국이 바로 이라크다. 이라크는 쿠르드족을 제외하고는 제2 도시인 모술을 중심으로 하는 인구 60%를 차지하는 수니파와 수도인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하는 인구 40%의 시아파가 공존해 왔다. 걸프전 이전에는 수니파가 장악해 왔으나 걸프전 이후에는 미군 주도하에 시아파가 정권을 잡게 됐다. 사담 후세인이 바로 수니파였다. 미군 점령으로 말미암아 시아파로 정권을 빼앗긴 수니파는 미군과 시아파에 끊임없이 테러를 감행해 왔으며, 급기야 알카에다와 연계한 수니파 무장단체로 탈바꿈하면서 오늘의 ‘IS’ 곧 ‘이슬람국가’가 출현하게 된 것이다. 현재 이라크는 IS, 시아파를 중심으로 한 이라크, 쿠르드 반군 등 3개의 나라로 쪼개져 한 나라가 세 나라로 갈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참고로 시아파가 정권을 잡고 있는 대표적 나라가 이란이며, 시리아 아사드 정권은 시아파의 분파로서 10% 정도 차지하면서도 시리아를 무력으로 장악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무장 수니파의 출현은 시아파는 물론 전통적 수니파까지도 혀를 내두르며 퇴치의 대상으로 입장을 정리하며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꼭 짚고 가야 할 것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에서 일련의 사태를 언급할 때, 종교전쟁이 아닌 테러와의 싸움이라고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임시방편의 해결책은 될지 몰라도 근본적 해결책은 되지 못하며, 오히려 더 큰 재앙을 부르는 또 다른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과거 미국이 이라크 사태에 종교상황은 배제한 채 정치적·군사적·경제적 목적만을 생각하며 개입한 걸프전같이 말이다. 분명 사태의 근본에는 종교적 신념이 깔려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고 현실이며, 그 종교적 신념은 종교의 본질을 왜곡하고 또 악용하는 데서 기인됐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 이번 사태로 인류는 반드시 종교를 재조명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며, 종교가 하나 되지 못함으로 세계는 재앙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세계가 겪는 오늘의 참혹한 희생은 종교를 하나로 묶는 반전의 기적의 역사로 위로되고 해결될 것이며, 인류는 종교통일을 꾀해 평화를 이루라는 하늘의 명령을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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