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통일IT포럼회장 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우리나라의 국가사회정보화 수준은 세계 최고이다. UN에서 하는 전자정부 평가에서도 수년째 세계 1위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화의 성공 여부를 가름하는 3대 요소는 업무혁신, 전산화, 환경정비 및 구축이다. 과거에는 정보화와 전산화를 동일시하여 컴퓨터 등 전산기기를 도입하고 소프트웨어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서 네트워크와 연결하고 이를 이용만 하면 업무가 효율화될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정부부서나 기업 등이 각각 막대한 투자를 해서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했으나 실패로 끝난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정보통신 환경 변화의 큰 트렌드 중 하나인 클라우드 컴퓨팅의 등장으로 막대한 돈을 들여 자기 자신의 전산망 구축 없이도 정보화가 가능하고 업무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정보처리를 자신의 컴퓨터가 아닌 인터넷으로 연결된 다른 컴퓨터나 서버로 처리하는 기술을 말한다. 소프트웨어나 데이터 등을 인터넷과 연결된 중앙 컴퓨터나 서버에 저장함으로써 인터넷 접속만 가능하면 언제 어디서나 데이터 사용과 정보처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전기나 가스같이 자기가 설비를 설치하지 않고 IT를 빌려 쓰고 쓴 만큼 대가나 요금을 지불하는 구조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등 컴퓨터 자산 중 어떤 요소를 빌리느냐에 따라 소프트웨어 서비스, 플랫폼 서비스, 인프라 서비스로 구분한다. 사용방식에 따라 일반인에게 공개된 공개형 클라우드, 특정 내부 구성원에게만 제공되는 폐쇄형 클라우드. 혹은 특정 업무는 내부인에게만 서비스하고 기타는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혼합형 클라우드로 구분하기도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주목받는 이유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등 IT자원을 구입하거나 개발해서 운영하는 방식에서 빌려 쓰는 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국가적으로는 IT자원이 절감되고 사용자는 비용은 저렴하면서도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지 않아도 최신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효율성은 향상된다는 점이다. 사용자는 전문지식 없이도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신뢰성 높은 서버에 자료들을 저장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 반면에 해커 등에게 중앙 컴퓨터나 서버가 공격당하면 개인 정보가 유출될 수 있고 저장된 데이터의 손상과 유출 등 큰 피해를 입을 위험도 있다.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나 특정 전문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을 지원받지 못하거나 시간이 지연될 우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의하면 전 세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연평균 17.3% 성장해 2008년에는 2940억$(약 306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는 미래 성장 유망산업이기도 하다. 또한 클라우드 컴퓨팅은 미래 성장 동력이자 IT 메가트렌드인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반으로서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기업에게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할 수 있기 때문에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거대기업은 물론 미국정부(Cloud First Policy), 유럽연합(Euro Cloud Project)도 정부차원에서 클라우드 산업 육성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는 공공부문에 진출제한 등의 규제와 정부지원 등에 관한 법제도적 미비로 선진국에 비해 관련 산업이 뒤떨어져 있는 편이다. 현 정부의 경제 활성화 법안 중 하나로 국회 제출된 클라우드 발전법은 클라우드 산업의 연구개발, 전문 인력양성, 시범사업추진, 중소기업 지원 근거와 전산 설비의 자체 구매 설치 완화, 공공기관이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정보보안 강화 등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으나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는 반드시 동 법률이 통과돼 늦으나마 정부의 과감한 지원책과 기업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우선 선진국을 따라잡고 나아가서는 추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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