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국대 이사회는 23일 로터스홀에서 289회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사장 정련스님이 회의장을 떠난 후 일면스님 등 남은 이사들이 동국대 정상화를 위해선 새 이사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일부 이사들, 이사장 정련스님 퇴장 후 강행 처리
“처음 있는 일”… 절차상 문제로 법적 공방 불씨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총장선거 외압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동국대 이사회의 일부 이사들이 새 이사장으로 일면스님을 선출해 파장이 예상된다.

23일 동국대 이사회는 로터스홀에서 289회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사장 정련스님은 오후 7시 30분경 12번째 안건인 이사장 해임안과 13번째 안건인 이사장 선출안 상정을 두고 일부 이사들의 반대에도 이사회 폐회를 선언한 후 퇴장해 버렸다.

이에 일면스님은 “일방적으로 동의도 없이 이렇게 폐회를 선언하면 안 된다”면서 “여기 남은 이사분들이 모여 이사회를 지속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담스님은 “안건이 채택만되고 상정은 안됐다. 이런 상황에 여기서 몰아붙이면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만류했지만 남은 이사들은 이를 완강히 거부했다.

이런 가운데 영담스님과 미산스님, 김희옥 총장이 자리를 떠났고, 감사 제정스님은 “일부 이사님들이 이사회를 강행한다면 법적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며 “차기 이사회에서 남은 안건을 다루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새 이사장 일면스님… 법적 논란 예상

하지만 잠시 자리를 비운 성타스님이 오후 8시 55분 이사회장으로 돌아오면서 다시 상황이 바뀌었다. 회의장에 남은 일면스님을 비롯해 성타, 명신, 심경, 삼보스님과 안채란, 이연택, 김선근 이사가 이사장 선출을 주장하며 이사회를 속개했다. 8명의 이사는 연장자인 성타스님을 임시의장으로 추대한 후 (이사장 정련스님) 해임의 건을 보류하고 이사장 선출의 건만 다루기하고, 일면스님을 만장일치로 이사장에 선출했다.

일면스님은 인사말에서 “좋은 자리도 아닌데 중임을 맞겨 주신 것이라 생각한다”며 “학교 교직원과 동문의 뜻을 존중해 열심히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법인사무처의 한 관계자는 이사장 퇴장 후 새 이사장 선출을 두고 “처음 있는 일이다. (정관과 사립학교법을)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쳤다.

이사회 정관에 따르면 ‘이사장 직무대행자 지정은 이사장이 사고가 있을 때와 궐위(직위 등 자리가 비었다)되었을 때’라고 한정하고 있어 일면스님을 이사장으로 선출한 것을 둘러싼 법적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동국대 이사정수 13명 중 과반이 넘는 8명의 이사가 새 이사장을 선출했지만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사회 소집권자인 정련스님이 3월 11일 임기만료 전까지 많게는 2번의 이사회를 열 수 있는데도 일부 이사들이 강행 처리한 점 등 절차상의 문제로 법적 공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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