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생일파티에서 춤을 췄다는 이유로 사우디아라비아 청년들이 종교경찰에 체포됐다.

사우디아라비아 관영 매체는 22일(현지시각) 종교경찰이 사우디 부라이다에 위치한 민가를 급습해 생일파티에서 크게 음악을 틀고 부적절한 춤을 춘 혐의로 젊은 남자들을 체포한 뒤 사건을 검찰에 이송했다고 보도했다.

부라이다는 사우디 카심주(州)의 주도로 보수적인 이슬람 성직자들이 많기로 유명한 지역이다.

사우디의 와하브파(이슬람 원리주의를 이어받은 보수파) 성직자들은 서양 음악을 사악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생일파티는 비이슬람적이라고 배척한다. 종교경찰은 복장 단속 등 이슬람 율법에 따라 법을 집행한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우디의 관리는 “청년들의 춤은 수치심을 자아냈다”고 연행의 이유를 설명했다. 또 “생일파티에 케이크와 촛불도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사우디 당국은 “청년들의 머리 모양과 의상이 미풍양속을 해치는 수준이었다”며 “이런 아이들을 방치하면 부도덕한 행위를 하거나 동성애에 빠질 수도 있다. 부모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전말이 트위터에 공개되자 많은 사우디 청년들은 당국의 단속이 지나쳤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경찰에 연행된 청년들이 술을 마시거나 여성과 파티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에서 술을 마시거나 여성과 파티를 벌이는 것은 범죄행위로 인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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