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비틀면 경제원리 보여…“엉뚱한 발상으로 바라본다”

매춘, 마약 판매상, 비밀 테러단체인 KKK, 범죄율 통계가 경제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얼핏 보면 앞서 말한 소재들이 경제교양서와는 동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놀라운 경제원리가 이들 속에 숨어있다.

책은 ‘딱히 경제학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소재들을 통해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는 방식과 마음을 바꾸는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즉, 일반인들이 선입견을 가질만한 주제로 그 선입견이 얼마나 근거 없는지 밝힌 다음, 세상을 움직이는 진짜 힘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같은 서비스라면 같은 가격을 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카고의 매춘부들은 흑인과 백인에 따라 가격을 달리 매긴다. 왜 그럴까?

또한 환경문제와 관련해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자. 지구온난화로 지구촌은 ‘녹색’을 외치고 있다. 여기에 책은 현재 정부와 기업이 펼치는 친환경정책이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저자들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타고 마트에 가서 쇠고기를 구입해봤자 지구온난화를 막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반추동물인 소가 되새김질을 하며 내뿜는 메탄가스가 자동차보다 25배 강한 온실효과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또 지역농산물을 구매하는 신토불이 운동 역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는데 그다지 도움이 되질 않는다. 음식물 관련 온실가스의 80%는 운송과정(4%)이 아닌 생산과정에서 주로 발생된다. 이 경우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대규모 농장에서 재배하는 것이 지역에서 재배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이처럼 우리가 환경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일 가운데 상당수는 실제로 도움이 되지 않거나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환경문제를 대하는 우리 태도가 일종의 종교에 가깝다고 비판하면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직시할 것을 당부한다.

2005년 ‘괴짜경제학’을 발표해 전 세계적으로 ‘괴짜’ 신드롬을 일으킨 저자들이 더 강력해진 신간을 선보였다.

지난 10월에 미국에서 출간된 이 책은 각계 학자들까지 동원돼 경제를 그래프와 도표로 설명하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보여준다.

오히려 경제학의 진정한 힘은 근거 없는 선입견을 깨고 사태를 투명하게 바라보는 것, 증거를 이용해 현상 뒤에 숨은 진정한 인과관계를 밝혀내는 것이다.

저자들은 괴짜경제학을 “경제학적 접근방식을 이상하고 별난 호기심과 결합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지적(知的) 모험이야 말로 괴짜경제학자의 임무임을 선언했다.

스티븐 레빗·스티븐 더브너 지음/웅진지식하우스/348쪽/1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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