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S는 12일 유포한 영문홍보잡지 다비크에서 콥트교도 인질이라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슬람 과격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리비아에서 인질로 잡았던 이집트인 콥트교도 21명을 참수했다고 주장해 충격을 주고 있다.

15일(현지시각) ‘십자가의 국가에 보내는 피로 새긴 메시지’라는 제목의 이 동영상엔 주황색 죄수복을 입은 여러 남성이 손을 뒤로 묶인 채 한 명씩 복면 괴한들에 의해 해변으로 끌려와 무릎을 꿇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바닷물이 피로 물드는 장면과 함께 이들이 참수됐다는 내용이 나온다. IS는 영문 자막으로 이들을 ‘굴욕적인 콥트교회의 신봉자들’이라고 지칭하며 이번 참수가 콥트교도에 탄압받는 무슬림 여성에 대한 복수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밤 긴급 안보관계 장관 회의를 소집했다.

IS는 지난 12일 배포한 영문 홍보잡지 ‘다비크’ 7호에서 이번 동영상에서 따온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과 함께 이집트 콥트교도 21명을 인질로 잡았다고 공개했지만 이들이 살해됐다고 주장하지는 않았다.

이들은 콥트교도에 박해받는 무슬림 여성으로 2004년과 2010년 이슬람 개종 여부로 논란이 됐던 카밀리아 셰하타 자키르와 와파 콘스탄틴을 꼽았다. 이집트 콥트교 목사의 아내인 이들은 행방불명됐다가 얼마 뒤 모습을 드러냈다.

이를 둘러싸고 콥트교 측에선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납치해 개종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슬람 측에선 자발적으로 개종하려는 이들을 콥트교에서 감금하고 고문했다고 맞서면서 종교 간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편 콥트교는 성 마가(Saint Mark)가 서기 50년쯤 알렉산드리아 근처의 바우칼리스에 세운 기독교 공동체를 중심으로 발전했다. 기독교 박해가 심했던 로마와는 달리 알렉산드리아는 상대적으로 평온해 3세기 후반까지 콥트교는 교세를 확장해 갔다.

451년 칼케돈 공의회에서 예수의 인성(人性)과 신성(神性)을 동시에 강조한 칼케돈신조를 거부해 로마 가톨릭과 결별했다. 이들은 그리스도의 신성을 중심으로 한 단성론 교리를 갖고 있는데 그 중 이집트의 토착 교회를 콥트교로 부르게 됐다. 신성을 강조하는 단성론 외 로마 가톨릭과 교리에 큰 차이가 없다.

콥트(copt)라는 말은 ‘이집트인’을 뜻하는 그리스어 아이깁토스(Ai-gyptos)에서 유래했다. 콥트교 신자는 전 세계에 500만~1500만명으로 추산되며 주로 이집트와 수단에 분포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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