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르네상스 미술의 전성기를 이끈 3대 거장 중 하나인 라파엘로 산치오의 성화작품을 매주 연재한다.

미술사에 끼친 영향력에 비해 라파엘로의 작품은 다빈치나 미켈란젤로에 비해 덜 알려진 게 사실. 이에 본지는 정성길 계명대 동산의료원 명예박물관장으로부터 라파엘로 성화 80여점을 입수해 독자들에게 라파엘로의 작품세계와 일대기를 느껴볼 수 있도록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는 역사상 최초의 라파엘로 연재다.

2차 세계전쟁 등으로 그의 작품은 대부분이 소실됐거나 현재 소장 위치를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의 작품들이 1세기 혹은 2세기 전 선교용으로 제작한 유리원판 필름에 담긴 덕분에 오늘날 대중 앞에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라파엘로 작품은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천문학적인 액수로 판매될 정도로 가치는 상당하다. 이번 연재를 통해 이미 공개된 적이 있거나 또는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그의 작품들이 공개된다. 37세의 나이로 요절한 비운의 천재화가 라파엘로. 그의 안타까운 생애를 위로하는 동시에 작품세계를 느껴보길 바란다

▲ Raphael, 1483-1520. 1518-20. Altarpiece: The Transfiguration. Rome. Vatican. Picture Gallery. (lower section painted by Giulio Romano after Raphel's death). 라파엘로 제단화: 그리스도의 변모. 제작년도 1518-20. 로마 바티칸 사진 갤러리 소장(제작당시). (그림 아래 부분은 라파엘로가 죽은 후 줄리오 로마노가 색칠 완성함).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 라파엘로 제단화: 그리스도의 변모. 제작년도 1518-20. 로마 바티칸 사진 갤러리 소장(제작당시). (그림 아래 부분은 라파엘로가 죽은 후 줄리오 로마노가 색칠 완성함).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이번 라파엘로 연재에서도 ‘스테레오 비전’ 기법을 위해 제작된 작품을 소개한다. 스테레오 비전은 마치 스피커가 두 개의 음량을 동시에 내듯 입체감이 살아 있는 것처럼 하기 위해 같은 사진을 가지고 다양한 색깔을 넣어 제작한 유리원판 필름이다.

이 스테레오 비전 기법으로 만들어진 유리원판은 ‘입체경’을 사용해서 보면 두 작품이 합쳐져서 하나로 보이게 한다.

유리원판 컬러 필름은 라파엘로 작품을 카메라로 찍은 뒤 그 필름에 나온 그림 위에 다시 붓으로 색을 칠해 만들었다. 당시에는 컬러 필름이 존재하지 않았지만, 이같이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다. 곧 원작자 라파엘로의 뛰어난 그림 위에 또 다른 장인의 솜씨가 보태져서 新 라파엘로 작품이 탄생한 셈이다.

▲ Raphael 1483-1520. St. George Killing the dragon. Painting wood. Washington(D.C) Nation gallery of art.). 라파엘로: 용을 죽이는 성 게오르기우스. 워싱턴 D.C 국립미술관 소장(제작당시).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 라파엘로: 용을 죽이는 성 게오르기우스. 워싱턴 D.C 국립미술관 소장(제작당시).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 Raphael. The Way to Calvary detail(also known as Lo Spasimo di Slcilia). Madrid. Prado. Art Dept. smith College. 라파엘로: 갈보리로 가는 길. 상세(‘사순절의 시실리아’라고도 함).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스미스 대학 소장(제작당시).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 라파엘로: 갈보리로 가는 길. 상세(‘사순절의 시실리아’라고도 함).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스미스 대학 소장(제작당시).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마치 카메라로 순간 포착한 듯… 눈빛이나 구도, 애절하게 잘 표현
김장실 국회의원

▲ 김장실 국회의원 ⓒ천지일보(뉴스천지)
“고뇌에 찬 예수 모습, 눈빛이나 구도가 아주 애절하게 잘 표현됐다. 마치 카메라로 순간 포착을 한 듯 살아 있는 느낌이다. 지금의 카메라도 이 같은 순간 포착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분위기를 압도적으로 리드하는 느낌을 준다.

성경에 나오는 내용을 소재로 한 성화인데 다양하게 발굴한 게 놀라울 지경이다. 아주 좋은 작품들이다. 유리에 색을 칠하는 게 쉽지 않은 데, 그 기법도 참으로 놀랍다.

서양예술의 기본이 성경의 일화를 바탕으로 많은 화가들이 그림을 그렸다. 대표적인 사람이 르네상스 3대 거장이다. 허나 라파엘로가 다빈치나 미켈란젤로에 비해 덜 알려진 게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연재를 통해 라파엘로의 진가가 제대로 알려지길 바란다.

작품들이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한텐 굉장한 기쁨을 줄 것 같다. 그림 하나를 보는 순간 성경의 일화를 떠올릴 것이고, 이어 그 일화에 가장 적합하게 그린 작품이라는 걸 재차 눈으로 확인하게 될 것이다. 이에 신심을 더 붙들어 주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림이 깨끗하다. 아주 좋은 연재다. 종교학적으로 미술학적으로 제대로 평가되면 좋겠다.”

-약력-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前 예술의전당 사장
前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1세기 전 신비함 담긴 ‘컬러 유리원판 필름’
원본에 흡사하도록 붓으로 채색, 샌드위치형 제작

1세기 전 합성수지(플라스틱)로 제작된 흑백필름이 나오기 전까지는 유리원판 필름을 사용했다. 유리원판 필름은 인화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대중적 인기를 얻었으나 선교사업 목적으로 슬라이드 방식으로 제작된 필름은 소수의 특수한 부류만 이용했다. 슬라이드 방식은 영상 교육용으로 사용하던 필름이다.

특히 신비감을 갖게 하는 것이 컬러 유리원판 필름이다. 당시 필름은 감광도가 매우 낮은 건판으로 0.2mm 유리판에 감광재료를 바른 후 젤라틴 막을 입혀 촬영하면 실상과 반대인 네거티브(음화)로 찍혀지고 이것을 다시 실상과 같은 포지티브(양화)로 반전시킨 후 그 위에 원색에 가까운 칠을 해 컬러 유리 원판으로 만든 것이다.

쉽게 말하면 현품을 찍어 나온 유리로 된 흑백필름에 붓으로 색을 칠한 것이다. 그리고 그 위에 유리를 덧씌워 ‘샌드위치형’으로 만든 것이다. 이같이 만들어진 슬라이드 유리원판 필름은 환등기를 통해 영상자료로 사용됐다.

이 컬러 유리원판 필름에는 특히 고흐, 피카소 등의 명화 작품 뿐 아니라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렘브란트 거장들의 성화 작품이 들어가 있다. 현품과 흡사하게 제작돼 있어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 환등기와 여러 성화작품이 담긴 유리원판 필름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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