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회들을 방문하다 보면 주보에서 쉽게 발견하는 문구가 있다. 특정종교를 비방하는 문구로 ‘이단’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주보도 봤다.

어떤 곳은 이단이라고 지목한 곳을 책자로 만들어서 보급하고 있기도 했다. 이 같은 곳에 가면 큰일이라도 날 것 같은 문구였다.

기자는 한 스님을 만나 인터뷰를 끝내고 여담으로 기독교의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그 생각을 물은 적이 있다. 결론은 “배타적인 태도는 결국 서로를 죽이는 것”이라는 대답이었다.

그는 ‘이단’이라고 정죄하기보다 먼저 스스로 돌아보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부가 설명했다. 기자는 돌아오는 길에 이해하고 화합하는 것이 서로의 종교를 살려주는 것이라는 말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 세계적으로 종교에 대한 태도는 이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국제적으로 종교 비방은 표현의 자유라는 의견이 종교를 비방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보다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었다. 월드퍼블릭오피니언이 조사한 ‘종교 비방에 대한 권리’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평균 57%가 종교 비방에 찬성하고 있었다. 미국은 무려 89%에 달했다.

높은 퍼센트가 가장 좋은 의견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종교는 사람을 믿는 것이 아니니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절대적인 것이 될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설문과는 반대로 종교 비방이 신성까지 모독할 것을 우려해 이를 법적으로 막고자 들고 나선 국가들도 있다. 최근 파키스탄과 알제리 등 이슬람권 국가들은 ‘종교모독금지 국제법’을 추진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라는 말을 내걸고 다수의 의견을 들어 ‘종교의 자유’를 억압한다면 표현의 자유의 진정한 의미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 표현을 하는 이유가 비판을 통해 살리는 것이 아니라 비방으로 죽이기 위함이라면 그 표현은 진정한 가치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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