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선택되어질 것인가?
고영민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다니는 길을 그 길이라고 했다.
나는 믿지 않았다.
몰려가는 그 길의 끝에는 탐욕의 파멸이 있었다.
우리는 파멸의 골짜기로 달려가는 것이다.
그것에 정당성을 끝없이 부여하면서 그것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길에서 머뭇거리는 이들을 비웃는다.

보라!
길의 끝을 보라.
저들이 몰려가는 길의 끝을 보라.
벼랑 끝에서 음모의 승리와 탐욕의 황금소를 들고 기뻐하는
저들을 보라.
그것에서 구원을 찾은 저들의 눈을 보라.
무서운 광기가 휘감는다.
악마의 자식들이 몰려온다.
온갖 예물을 들고 그들을 구원해줄 우상을 찬미하는 저들을 보라.
날름거리는 뱀의 혀를 보라.
샤머니즘에 지나지 않는 기도의 탐욕
아무도 우리를 구원하러 오지 않는다.

그날이 오면,
우리는 돌아가지 못하고 슬피 울며 우리의 몸이 불타는 매캐한 그을음을 볼 것이다.
우리가 마시는 물에서 유황이 끓어오르며 부글거릴 것이다.
사랑의 이들이여!
평화를 꿈꾸는 이들이여!
우리는 우리가 가는 탐욕의 길을 정당화하지 말자.
그대는 어떤 길을 예비하였는가?
그대 가슴속에 불타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신은 자비로우신 것이 아니다.
신은 선택자이다.
신이 선택하는 것에 관하여 우리들의 기도는 얼마나 어리석은 것일까?

순종과 충성,
이런 삼류적인 언어로 선택을 구하지 말라.
각성의 아침은
우리가 자연의 일부에 지나지 않음을 알고 보리수나무 아래 섰을 때,
나무의 이파리가 속삭이는 것을 들을 수 있을 때,
바람의 노래가 향기로울 때,
비로소 알 것이다.
선택이 입에 붙은 자비나 사랑이 아니라,
또 다른 세상을 위하여 평화와 사랑의 유전자가 갈무리된 자들을 선택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진정한 평화의 유전자인가?
그대는 진정한 사랑을 춤추어 본 적이 있는가?

그대에게 꽃 한 송이 내민다.

▲ 고영민 시인
   -약력-
현 부천부흥중학교 교사
서정문학 신인상 수상
서정문학 이 계절의 시인상 수상
시집 ‘천국의 야설’ ‘빨간 알약’
인디고2형 명상집 <선택된 자(미래문화사)> 2015년 1월 출간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