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현경 기자] 2004년 이라크 무장단체에 피랍됐다 돌아온 선교단체를 소재로 한 영화 제작이 추진되고 있다.

홍보대행사 HnB인터내셔널 대표이기도 한 최찬(51) 감독은 ‘블러드워스(Bloodworth·피값)’라는 제목으로 영화 제작을 추진 중이라고 8일 밝혔다. 최 감독에 따르면 시나리오는 완성했고 미국 할리우드 시스템으로 영화를 만들기 위해 현지 투자사 프린스베리와 논의 중이다. 지난 2004년 선교단체 일행 7명이 이라크에 5차례 억류됐다 풀려난 과정을 담았다.

최 감독은 올해 촬영에 돌입해 내년 말 개봉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당시 단장이었던 허민영(세계선교단체총연합 대표의장) 목사 역은 배우 안성기가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배우 권오중이 출연을 수락한 상태다.

최 감독은 “블러드워스가 예정대로 개봉된다면 영화 ‘인터뷰’만큼 논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2014)는 북한 최고 지도자 김정은 암살을 다룬 할리우드 코믹 영화로 세계적 화제가 됐다. 블러드워스는 이슬람 무장단체의 테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자칫 그들을 미화하고, 생환한 이들을 영웅시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다. 당시 무장단체는 선교단 일행에게 닭고기와 스프를 제공하는 호의를 베풀었다. 이 선교단은 생환했지만 두 달 뒤 피랍된 김선일(당시 34세)씨는 목숨을 잃었다.

허 목사는 당시 경험을 기록한 수기 ‘분노와 사랑’을 발표했다. 영화 시나리오는 이 수기를 바탕으로 쓰였다. 책에 따르면 허 목사 일행 7명은 2004년 4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거쳐 북부 모술로 향했다. 모술에는 3년 전 허 목사가 소속된 선교단체가 세운 교회가 있었다. 이들은 그곳에 신학교를 세우고 선교대회를 가질 예정이었다.

허 목사는 “영화를 통해 이슬람인들의 분노를 이해하고, 그들을 사랑으로 감쌀 수 있는 마음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동 사람들은 미국이 석유 약탈을 위해 중동에서 전쟁을 벌이고 약탈해갔다고 생각한다. 지금 잔혹한 범죄를 벌이는 이슬람국가(IS)도 그 증오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가 할 일은 중보기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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