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군 조호군한의원 원장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면 건강에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막상 왜 좋은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섬유질은 채소류나 과일류 그리고 잡곡류 등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지만 이들을 골고루 많이 섭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막연한 경우가 많다.

잡곡류나 과일류에 함유돼 있는 섬유질은 인체에 유익할 수 있지만 이들 성분은 인체에 유입된 후에 단당류로 빨리 변환되기 때문에 혈당치를 올릴 수 있다. 단당류는 장기적으로 심혈관 계통의 건강에 부담이 되는 경우도 있고 부분적으로 여러 만성질환과의 연관성까지 거론되기 때문에 과다한 섭취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에 반해 채소류를 많이 섭취하는 경우 풍부한 섬유질 이외에도 각종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돼 있고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낮추며 고혈압에도 유익하고 암에 대한 저항력을 증진하는 등 유익한 점이 많다. 이때 채소류에 있는 영양소가 인체에 잘 흡수되려면 가급적 데쳐서 드시는 방법을 권유하고 싶다. 익히지 않고 생으로 드시는 경우 영양소 흡수가 원활하지 않을 뿐 아니라 혹시 채소류에 있을 수 있는 세균이나 곰팡이 알 등이 추후 위장관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채소류의 식이섬유는 특히 장내에 존재하는 세균총에 매우 유익한 영향을 준다. 즉 장내에 서식하는 유익균에게 먹잇감이 될 수 있고 그들이 번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와 달리 각종 정제식품 등에 함유된 단당류는 장내의 유해균에게 먹잇감이 될 수 있다. 즉, 채소를 많이 섭취하면 장내 유익균이 증식하고 설탕이나 기타 단당류를 많이 섭취하면 장내 유해균이 증식한다. 따라서 채소류를 많이 섭취한다면 장내의 세균총이 건강해져서 여러 만성질환의 증세를 개선하거나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최근 유럽 및 미국인 백만명 정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섬유질 섭취를 많이 한 사람들은 매우 적게 섬유질을 섭취하는 사람에 비해 질병으로 인한 사망가능성을 16% 줄여준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사망가능성을 25%까지 줄여준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하루 10g의 섬유질을 섭취하면 사망가능성을 15% 줄일 수 있다고 했고 7g씩 더 섭취한다면 중풍 발병률이 7% 정도 감소한다고 했다.

최근 장내세균총 개선을 위해 유산균 등을 섭취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반드시 채소류를 데쳐서 함께 많이 섭취해야 좀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장내 유익균은 소화기능 흡수기능 등 소화기기능을 도울 뿐 아니라 면역기능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장내세균총이 건강한 경우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베체트씨병 등 각종 자가면역질환의 발병을 상당히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우에 장내세균총이 불균형상태에서 쉽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내에 서식하는 세균 중에서 일부 단당류에 의지해 서식하는 유해균의 경우 각종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들은 대사과정을 통해 여러 가지 독성물질을 배출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각종 염증을 유발할 수 있고 암이 발병하는 토양을 제공하기도 한다.

확실한 것은 설탕이나 식품첨가물 등을 많이 사용하는 서구적 식습관을 따르는 경우 대장암을 비롯한 암 발생률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채소류를 데쳐서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 개선은 우리나라처럼 암 발생률이 증가하는 경우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일부 매체에서 백신으로 인한 부작용이 종종 보고되고 있는데 일부 의견에서는 이러한 백신 부작용이 장내세균총을 건강히 함으로써 예방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각종 예방백신은 장내세균총이 건강하고 면역기능이 정상인 경우에 부작용 없이 효과를 볼 수 있으며 그렇지 못한 경우 백신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유산균이나 채소류의 섭취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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