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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정현경 기자] ‘피정(避靜)’이란 일상에서 벗어나 고요한 곳에서 장시간 자신을 살피며 기도하는 등 종교적 수련을 하는 것을 뜻한다. 가톨릭 신자들이 영성 생활에 필요한 결정이나 새로운 쇄신을 위해 성당이나 수도원, 피정의 집 등을 이용해 묵상과 성찰 기도 등을 하며 신앙의 개선과 성숙을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하는 것을 통칭 피정이라 말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광야에서 40일간 단식하면서 기도했던 일을 예수의 제자들이 본뜨게 되면서 시작됐다는 피정은 16세기 성 이냐시오 로욜라가 그의 저서 ‘영신수련(靈身修鍊)’에서 실제적인 피정 방법을 제시하면서 발전하게 됐다.

성직자나 수도자 대상으로는 전통적인 피정을 행해 성직자들은 3년에 한 차례씩, 수도자들은 최소한 1년에 한 차례씩 피정에 참가한다. 일반 신앙인을 대상으로는 불교의 ‘템플스테이’처럼 천주교의 ‘피정’도 같이 주목받는 추세다. 피정의 방법도 기간·형태·내용이 매우 광범위하다. 요즘은 체험 프로그램으로서 휴가를 이용한 영적 재충전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며,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타 종교인이나 비신자들의 참여도 늘고 있다.

가톨릭 영성을 소개하는 피정을 살펴보면, 전통적 가톨릭 수련법을 배우는 피정으로는 렉시오 디비나(성독, 聖讀), 향심기도, 이냐시오 영신수련, 예수마음기도가 대표적이다. 고유한 영성을 토대로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를 정립하고, 기도에 임하는 태도를 가다듬도록 도와주는 피정들도 새로이 선보이고 있다.

이냐시오 영신수련의 경우 천주교를 넘어 개신교에도 널리 보급되고 있다. 영신수련 피정을 실시하는 예수회 말씀의 집 관계자는 매회 피정 참가자 중 10%는 개신교 목회자들이며, 이냐시오 영성을 목회에 도입하기 위해서뿐 아니라 목회자 자신의 영적 성장을 위해 참가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천주교 피정의 보편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는 성인 수도원 체험과 가족피정을 들 수 있다.

성인 수도원 체험은 청년 수도생활 체험의 호응에 힘입어 확산되고 있으며, 이웃 종교의 신자나 비신자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한다. 참가자 중 10%는 개신교 신자, 10%는 비신자일 정도로 인기가 좋다. 수도생활 체험 피정은 젊은이들이 수도자와 직접 만날 수 있고 수도회 홍보 효과도 있어 개별 수도회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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