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메프의 박은상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인사·채용 등 조직문화 바꾸겠다는 의지 표명
고용노동부 현장조사 결과 ‘시정 지시’로 마무리
탈락 번복통지한 11명 중 10명 입사해 근무 중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최근 신입사원 채용 논란을 일으킨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프의 박은상 대표가 공식 사과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5일 박 대표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5년간 기업이 성장하면서 꼼꼼히 챙겨야 할 것을 놓치고, 부적절한 사과문까지 발표하며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말을 뗐다. 위메프는 지난해 말부터 진행된 신입사원(지역영업직) 채용 과정에서 11명을 전원 불합격시키며 논란이 일자 전원 합격으로 결과를 번복하는 등 적절치 못한 대응으로 비난을 산 바 있다.

이날 박 대표가 공식 사과와 해명에 나선 것은 지난달 12~16일 진행된 고용노동부의 현장 근로감독 결과가 나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3일 ‘시정지시서’를 위메프 측에 전달하고, 채용절차의 문제점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

주요 내용은 ▲채용절차에서 실시된 3차 실무테스트 기간 중 연장·야간근로에 대한 수당 지급 ▲채용공고에 근무형태를 ‘정규직’으로만 명시해 구직자에게 혼란을 야기한 데 대한 시정계획서 제출 ▲기간제 근로자와 계약 체결 시 휴일, 취업장소, 종사업무 등을 명시하지 않은 데 대한 과태료 부과 등이다. 위메프 측은 이를 이행해 미지급 수당과 840만원의 과태료를 납부 완료한 상태다.

그동안 고용노동부 조사 때문에 별다른 입장 발표를 하지 못했지만, 결과가 나온 만큼 개선 의지를 명확히 밝히고 조직을 쇄신하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문제가 됐던 11명의 지원자 중 10명은 이미 위메프에 입사해 근무 중이다. 박 대표는 지난달 초 전원 불합격 처리를 두고 논란이 일자 11명을 개인 면담하고 사과한 뒤 의향이 있는 지원자를 대상으로 입사 절차를 진행했다. 5명은 당초 지원했던 지역영업직으로, 나머지 5명은 본인의 의사를 고려해 마케팅 관련 부서로 갔다.

그는 “합격 기준을 과도하게 높게 설정했음을 뒤늦게 깨닫고 인정하는 차원에서 불합격 통보를 번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같이 일하려던 사람들을 무심하게 전원 불합격시킨 점이 가장 큰 잘못이다. 위메프는 임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이 돼야 고객에게도 그만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메프는 최근 외부기관에 의뢰해 진행한 임직원 설문에서 ‘소통 부족’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드러난 만큼 이를 적극 개선하고 외부자문단 등도 운영해 채용·인사정책, 기업문화를 바꿔나간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지난 5년간 1000명이 넘는 임직원이 일하고 있는 회사로 성장한 위메프가 아직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 현장 곳곳의 직원들과 충분히 소통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위메프는 출발한 지 5년 남짓한 회사지만 정식 사원 850명에 파견직을 합쳐 12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850명 중 650명이 정규직, 200명은 계약직이다.

이번 문제가 된 지역영업직 채용은 지역의 상점들을 돌며 정해진 거래 건수를 채우는 게 합격 기준이었다. 그동안 1년에 몇 차례씩 지역영업직의 채용이 있어 왔지만, 이번에는 가장 높은 기준(거래 성사 10건)을 제시했다.

지역영업직은 위메프 내부적으로 이직률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직무 영역이다. 영업 자체를 좋아하면 실적도 좋고 인센티브도 많이 받을 수 있지만, 적성이 맞지 않으면 본인의 스트레스가 크고 어려움을 크게 느낄 수 있는 분야라는 설명이다.

박은상 대표는 “나도 1년 반 정도 실제 지역영업을 뛰면서 어려움을 느꼈다”며 “영업 경험이 없거나 적성이 맞지 않을 경우 초반에 많이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전박대도 당하고 거래가 성사된 후에도 챙겨야 할 것이 많지만 1년 정도 넘으면 고정고객이 생기면서 그나마 어려움을 덜게 된다고 덧붙였다.

지역영업직의 높은 이직률에 대한 대책은 “아직 고민 단계”라고 밝혔다. 다만 위메프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업주가 먼저 거래를 제안해오는 ‘인바운드’ 거래가 늘어남에 따라 이를 초기 입사자들에게 연결해주거나, 과거에는 없던 멘토 제도를 운영하는 등 입사 후의 안정적인 적응을 위한 노력들을 해 나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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