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 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시 마포구 독립유공자회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 회장
남북이 합쳐 7천만 되면 경제적인 밸런스 맞출 수 있어
현재 패턴으론 통일 못해… 대통령이 통큰 대화 나서야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우리 민족의 숙명적 과제는 통일입니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이자 독립유공자유족회를 이끌고 있는 김삼열 회장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그에게 통일은 민족의 숙명인 동시에 지금의 시대정신이다. 나라를 잃어버렸을 때의 시대정신이 독립운동이었다면, 독재 시절의 시대정신은 민주화운동이었고, 오늘날의 시대정신은 통일이라는 것이 김 회장의 지론이다.

지난달 30일 서울시 마포구 독립유공자회관 사무실에서 만난 김 회장은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면서 통일에 대한 염원이 더욱 간절해졌다고 한다. 21세기 국가 간 무한경쟁 시대에서 통일은 민족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무한경쟁에서 밀려나지 않으려면 인구가 적어도 7천만에서 8천만은 돼야 내수를 다지면서, 경제적인 체력을 갖게 된다”며 “남북이 합쳐 7천만이 되면 경제적인 밸런스를 맞출 수 있다”고 했다.

남북통일에 따른 경제적 시너지 효과도 눈여겨볼 대목이라고 그는 말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에선 무역이 앞으로 살길인데, 북한에는 세계에서 제일 값싼 노동력이 있고, 남측엔 기술력과 자본력이 있다”면서 “이 두 가지가 결합하면 무역에서 유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가 지정학적으로 중국, 러시아, 인도, 일본과 인접해 있고 2시간 거리에 20억명이 살고 있어 통일 이후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남북통일의 장벽인 문화 이질화 현상과 관련해 “이질감 해소를 위해 우선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 한다”면서 “남북 간 화해협력을 하면서 민족문화 동질성 회복을 위해 서로 만나서 대화하고 타협하면서 ‘윈윈’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중국 심양에서 열린 남북 단체 실무회담을 통해 개성을 방문하고 평양에서 개천절 민족공동행사를 치르기도 했다. 이처럼 북한에서 개천절 행사를 연 것은 민간단체로는 독립유공자유족회가 처음이라고 그는 말했다.

김 회장은 통일 방식을 둘러싼 국내 보수와 진보진영 간 갈등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보수와 진보진영이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아가기보다는 이념 대립으로 일관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은 진영 논리를 떠나 통일에 대한 비전 제시에 통일운동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통일 이후 한국이 강국이 될 것이라는 경제학자들의 연구를 국민에게 알려서 보수나 진보 모두에게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를 향해서도 대북정책에 대한 태도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정부가 민족의 미래를 위해 북한과 만나겠다는 생각의 전환을 더 해야 한다”면서 “현재와 같은 패턴으로는 통일을 기대할 수 없기에 대통령도 마음을 열고 통큰 남북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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