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석 사건으로 더 유명한 대광고 종교강요 논란을 다룬 영화 ‘미션스쿨’이 곧 상영된다. 지난 주말 강의석 감독은 ‘미션스쿨’ 기술시사회를 가졌다. 그는 특정 종교를 비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학생인권을 다루고자 했다고 밝혔다.

2004년 고등학생이 학내 종교수업을 인권탄압이라며 반기를 든 사건은 그간 당연시 여겨졌던 미션스쿨 종교수업에 관한 새로운 해석이기도 해서 사회적 파장이 컸다. 강군을 돕는 목사와 박광서 현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대표에 대해서는 보수 기독교계와 기독교 언론이 한목소리로 악의 축인 양 공격도 했다.

사실 학생의 종교 선택권에 대한 논란은 국내뿐 아니라 기독교가 지배적인 유럽에서도 지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공립학교에서의 히잡 탈착 논란이다. 1989년 프랑스 모 중학교에서는 무슬림 학생이 히잡을 썼다는 이유로 쫓겨나 오랜 기간 논란이 됐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빚어지는 미션스쿨의 종교강요 문제는 이들 국가와는 다른 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근대 이후 기독교나 특정 종교가 지배하지 않았다는 점, 고등학교의 경우 본인이 선택하지 않고 학군에 의해 가는 경우가 대부분인 점, 대학 입시라는 제도 아래 교사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학생들이 종교수업을 거부할 권리가 사실상 없다는 점 등이다.

미국의 경우 종교 갈등 해결을 위해 타종교 체험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교육한다. 이 같은 타종교 문화체험은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종교 갈등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반대로 우리나라의 미션스쿨 내 종교교육은 선택권 없이 교세를 불리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반발을 부르고 있다. 가치관이 정립되는 시기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교육임을 감안할 때 미션스쿨 내 종교교육은 특정 종교에 대한 주입식 교육이 아닌 종교의 다양성을 이해시키고 근본 가치인 평화와 사랑을 알리는 통로로 활용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타종교를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동시에 운영돼야 한다. 자신의 종교를 넘어 타종교까지 아우르는 모습이야말로 미션스쿨의 설립 목적을 깨우치는 실질적인 교육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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