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주요현안 놓고 정부와 대립각
원내대표 경선 결과도 촉각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새누리당 내 비박(비박근혜)계가 각종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 하락세를 계기로 당청관계의 주도권을 쥐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많다. 비박계는 앞서 청와대 인적쇄신론을 주장한 데 이어 연말정산 방식이 증세라며 정부와 각을 세웠다.

주요현안에 대한 비박계의 쓴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정부가 내놓은 연 1%대 저금리수익공유형 주택대출 제도에 대해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좋은 정책, 아이디어도 탄탄한 재정적 뒷받침과 미래 예측성이 없으면 문제가 되고 그 피해와 고통은 국민 몫이 된다”며 철저한 검토를 요구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조령모개식 정책 추진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도 없고, 성공할 수도 없다”며 “최근 신중해야 할 정부의 정책 추진이 조령모개식으로 하루아침에 뒤바뀌는 일이 자꾸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 대표는 전날 ‘증세 없는 복지’에도 제동을 걸었다. 그는 “증세를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인식하는 것은 무감각하고 무책임한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증세는 국민의 삶과 직결된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비박계가 존재감을 보이는 데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은 20%대까지 추락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27일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29.7%를 기록했다. 취임 이후 리얼미터 자체조사 결과 처음으로 20%대로 추락한 것. 이 때문에 당이 청와대에 계속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일 경우, 민심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같은 흐름을 고려하면 다음 달 2일 원내대표 경선 결과도 주목된다. 비박계 유승민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한다면, 비박계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친박계와의 갈등도 더욱 심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유 의원은 “당이 정치의 중심에, 국정 운영의 중심에 서야 한다”면서 당이 정국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의 정책위의장 파트너인 원유철 의원 역시 29일 “새누리당이 당·정·청 소통의 중심에서 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정책위의장이 된다면 당과 사전에 상의하지 않는 설익은 정책을 국민에게 내놓는 일이 없도록 제어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주영·홍문종 의원은 소통과 화합의 아이콘이라며 “당청이 대립각을 세웠다가는 현재의 30%선도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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