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영화 ‘허삼관’ 홍보 차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인근 카페에서 본지와 만난 하지원은 연일 이어지는 언론매체 인터뷰에도 구김살 없이 유쾌하게 인터뷰를 진행해 나갔다.
보이시하면서도 수줍은 듯한 매력을 선보였던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길라임, 당차지만 여성스럽고 우아한 드라마 ‘기황후’ 속 기승냥의 여운을 아직 간직하고 있으리라 생각했던 기자는 하지원의 의연한 모습에 조금 놀라웠다. 이는 극 중 역할이 ‘캐릭터’적인 면모가 짙었기 때문에 긴 여운을 주는 것이리라.
하지원은 “이제는 누군가의 삶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그리고 더 내추럴하게 표현하고 싶어요. 한 마디로 진정성 있는 역할을 표현하고 싶어요. 이런 생각들은 옥란을 연기하면서 들기 시작했어요. 그동안 워낙 캐릭터적인 역할만 했었는데 억척스럽고 진정성 있는 역할을 하고 나니 뿌듯하고 재밌더라고요.”
사전 미팅 당시 ‘허삼관’의 옥란이 자기 옷 같지 않아 고사했다는 하지원은 하정우 감독의 전작인 ‘롤러코스터’를 매우 재밌게 본 터라 마음 한편으로는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질지 호기심이 들었다.
아름답고 동화 같은 가족애를 담은 시나리오가 하정우 감독만의 스타일로 탄생한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특히 ‘하지원이 아이 셋을 키우고 있다고 생각해’라는 감독의 주문이 마음을 편하게 했다고.
억척스럽고 욕쟁이 아줌마 옥란의 캐릭터와 만난 하지원은 현장에서 ‘재밌게 놀았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편하게 놀자”라는 하정우 감독의 디렉션은 하지원의 밝고 긍정적이면서 진정성 있는 면을 끌어내 줬고 이는 고스란히 옥란에게로 옮겨 갔다.
릴렉스한 분위기로 편하게 연기했다고 하지만 하지원은 시나리오에 나오지 않는 옥란의 내면을 그려보며 철저하게 캐릭터 분석에 들어갔다.
‘옥란은 어떤 취미를 가졌을까’ ‘옥란은 프러포즈 전에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을까’ ‘옥란은 만두를 먹을 때 어떤 제스처를 취했을까’ 등 글로 표현되지 않은 공간들을 스스로 채워가며 옥란을 완성해 나갔다.
하지원의 ‘옥란 만들기’는 그녀만의 독특한 습관도 가미가 됐다. 바로 음악과 향기다. 캐릭터의 내면을 심도 있게 표현하기 위해 하지원은 작품마다 분위기에 맞는 음악과 향을 통해 집중력을 높였다.
바로 전작인 ‘기황후’에는 강인하면서도 외로웠던 기승냥을 위로해주는 파우더리한 향을 곁에 뒀다면 ‘허삼관’에선 자유로운 현장 속에서 밝고 긍정적인 옥란을 위해 재즈와 자작나무 향을 초이스했다.
하지원의 노력이 빛을 발한 걸까. ‘허삼관’에서의 하지원은 어느 때보다 맑았다. 그리고 편하고 호소력 있었다.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마음 한쪽에 두고 작품에 임했지만 따뜻한 영화로 관객들을 위로하고 싶었던 하지원. 모두가 힘들던 시절 대한민국의 억척 아줌마 옥란을 통해 하지원은 ‘진정성이 묻어나는 연기’에 새로운 맛을 보게 됐다.
한편 하지원표 밝고 사랑스러운 억척 아줌마 옥란은 영화 ‘허삼관’을 통해서 만날 수 있다. 영화는 지난 14일 개봉했다.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24분.
- [포토] 연기·삶, 모든 것이 아름다운 여배우 하지원
- [화보] 햇살보다 눈부신 여배우 하지원
- [포토] 삼청동을 배경 삼은 하지원의 화보같은 하루
- [포토] 세월이 흘러도 미모는 멈춘 ‘동안미녀’ 하지원
- [포토] 하지원 “‘허삼관’은 자작나무향 느낌”
- [포토] 발랄한 미소 짓는 하지원 “역시 동안미모”
- [포토] 삼청동 카페에서 분위기 있는 하지원의 오후
- [포토] 하지원 “따뜻한 가족 영화 탄생”
- [포토] 영화 ‘허삼관’ 하지원 “따뜻한 영화예요”
- [포토] “하지원씨는 언제부터 이렇게 예뻤나?”
- [문화매거진] 새해 한국영화 기대작 ‘허삼관‧개훔방‧워킹걸’
- 하지원, 국제 NGO 홍보대사 위촉… 아시아 여성 ‘최초’
- [인터뷰②] 하지원 “하정우와 첫 만남, 나도 모르게 ‘먹방’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