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철 한국문화콘텐츠연구소 소장

 
고인돌의 나라, 한국. 고인돌의 역사는 우리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외국 논문에선 고인돌의 최고 연대를 8000년 전까지 잡고 있다. 동양문명의 근원이 황하문명이며. 그 근원이 중국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과 상반된 유적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그 중심에 요하문명이라고 하는 홍산문화가 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증거들도 하나 둘씩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의 황하문명보다 훨씬 앞선 문명이 있다는 실증적인 유적들이다. 우선 1998년에서 2001년 충북 소로리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문화재 지표조사 및 시굴과정에서 1만 5000여년이 된 고대 볍씨 59점이 출토됐다. 소로리 볍씨가 발견되기 전 충남 서천 청동기 유적지에서 국내에서 가장 오래 된 3000년 전 쌀 창고가 처음 발견돼 탄화볍씨가 나왔다. 그 때에도 국내외 고고학자들을 놀라게 했지만 충북 소로리 탄화볍씨 연대가 1만 5천 년에 이르자 더욱 세계 고고학계를 놀라게 했다.

2003년 소로리 볍씨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로 국제 고고학회는 인정했다. 소로리 볍씨 발견 이전에는 중국 후난(湖南)성 양쯔강 유역에서 발견된 볍씨였다. 소로리 볍씨가 중국의 볍씨보다 2000년이나 앞서는 놀라운 발견이다.

한반도에 정착한 농업을 주업으로 하는 문명권이 중국보다 앞서 있었을 것을 예상하는 예기치 못한 사건이다. 가장 궁금한 점은 ‘거석문화인 고인돌의 주인공은 누구인가’이다. 이는 한민족의 고대 국가가 있었다는 것을 부분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고인돌은 인류가 농경문화를 시작한 이래 남긴 거석문화 유산으로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확인된 고인돌 수는 약 5만 5000여 기에 이르며 그 중 대략 3만 기 정도가 한반도에서 발견됐다고 하는데, 한반도에서 발견된 수가 늘어나 대략 4만 5000에서 5만기 정도가 된다. 그렇다면 2만 5000기 정도가 다른 나라에서 발견된 것이고 전 세계에서 발견된 수의 두 배에 달하는 숫자가 한반도에서 발견됐다는 결론이다. 고인돌의 밀집도는 물론 분표면적, 수량에 있어 한반도는 고인돌의 본산이다.

고인돌 분포 지역은 같은 동이족의 신화와 전설 그리고 문화가 있다

전 세계 고인돌의 절대 다수가 우리나라에서 발견됐다는 것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 고고학자 사라 넬슨(Sarah M. Nelson)은 한반도에 10만 기가 넘는 고인돌이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이 바로 고인돌의 기원지라고 했다. 고인돌이 증거하고 있는 우뚝 선 역사적인 사실에는 한민족의 근원이 숨어있을 가능성이 많다. 한반도와 홍산문화의 근거지에서 한결 같이 고인돌이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고인돌이 발견되는 지역은 동이족이 살던 지역과 대체로 일치한다. 발견되는 유물도 마찬가지로 한반도에서 발견되는 유적과 일치한다. 발견되는 유적이 한반도에서 출토되는 유적과 유사하며 어떤 것은 똑 같은 것들도 다수 있다. 부정하려 해도 고인돌은 동이족과 상관관계가 있어 보인다. 우리의 단군신화에 나오는 곰을 숭상하고, 삼족오를 숭상하고, 여신을 믿는 종족이었음이 유사하다.

고인돌에서는 청동기시대 무덤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문양을 넣은 방울과 거울 등이 나온다. 이 도구들은 놀랍게도 오늘날 우리나라 무당들이 사용하고 있는 연장과 같다. 오늘날 무당들이 쓰는 명두(明斗)라고 하는 거울과 요령이라고 부르는 방울이 바로 그것이다. 청동기시대 제관(祭官)이 의식을 행할 때 사용하던 물품들이 오늘날 샤머니즘의 무당 세계에 남아있다.

이러한 것들은 중국과는 다른 한민족의 전통고대국가가 있었고, 끝내 중국과 동화할 수 없었던 선사시대와 신화로 몰리고 있는 단군조선과 환웅·환인이 세운 국가가 독립적으로 존재했을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잃어버린 역사를 찾아가는 것도 우리가 할 일이다. 하지만 보다 실증적인 증거를 찾아내고 고증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한민족의 역사는 우리가 확인한 것 이상의 오래 된 역사와 문화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잃어버린 고대왕국인 우리의 황국, 단국, 조선의 역사를 찾아가는 길은 험난하겠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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