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중국 월수외국어대 한국어학과 교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문화 중 휴식·놀이문화는 삶의 활력소이자 충전제이다. 이러한 문화를 향유하는 수단 중 빠른 성장을 보인 것으로는 각종 방문화를 들 수 있다.

‘방’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놀이와 소통이 이뤄지는 문화·여가공간이다. 우리나라는 찜질방, 노래방, PC방, 만화방 등 다양한 형태의 방문화가 발달돼 있다.

찜질방은 온돌문화와 방문화가 어우러져 탄생한 우리의 독특한 문화이다. 고구려 시대 때 만들어진 온돌문화는 찜질방의 효시다. 찜질방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1993년으로 2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찜질방 문화의 의의는 목욕탕 문화에서 여가·놀이공간으로 격상하게 된 점에 있다.

청소년층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찜질방은 이제 멀티방으로 변화해가고 있다. 테마별 이용가능한 찜질 기능 외에도 다양한 활동 공간이 갖춰져 있다. 대표적 문화·여가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콘텐츠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를 개선하려면 선언적 의미가 아닌 요구 및 욕구 조사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오늘날 청소년은 문화의 생산·소비·전파의 주요 주체다. 인터넷 세대로 일컫는 청소년은 기성세대의 휴식·놀이문화와는 차원이 판이하게 다르다. 이는 공동체적 성격, 문화적 감수성, 가치체계가 다름에도 그 원인이 있다고 하겠다.

근래 들어 기성세대와 신세대, 특히 청소년과의 대립 및 갈등은 가정·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증폭되고 있다. 이 때문에 청소년 문제가 사회국가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적·사회적 병리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병리현상의 하나로 대두되는 것이 있다면 사이버 문화병리현상이다. 게임물의 범람과 온라인 게임 마니아층의 형성에 기인한다. 온라인 게임에 몰입하는 마니아층의 활동은 심야 또는 새벽까지 이어질 정도다. 우려되는 점 중의 하나는 사유 능력의 한계 또는 부족을 가져올 수 있다. 한 기관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청소년 놀이문화 중 50%가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휴식·놀이문화의 부족, 문화활용제도의 미비도 그 원인이 있다고 하겠다.

기성세대는 청소년들에게 기성세대와 동질적인 삶의 양식, 가치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청소년들의 잠재력을 발현할 수 있도록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의견을 존중할 줄 아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공존공영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은 청소년 문화와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기존 제도를 보완하고 개혁하고 치유해야 한다. 청소년을 위한 문화공간은 이미 정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꽤 설립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이문화가 적다고 한다. 이는 학업에 대한 강박감, 획일화된 문화·트렌드 때문에 활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에 한계가 있음을 시사해 주고 있다.

청소년 문제를 그들만의 탓으로 돌리고 나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떤 제도적 기제들을 만들어 이런 문제들을 치유하고 발전시킬 것인가? 공동의 비전을 설정해 상호역동성이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청소년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특화된 문화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더불어 상대주의 입장에서 올바른 길로 이끈다는 소신과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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