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시론] 남북문제 해결, 6자회담의 늪에서 벗어나는 길만이
[천지일보 시론] 남북문제 해결, 6자회담의 늪에서 벗어나는 길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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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정부 관계자는 “6자회담 재개에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과도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외교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남북관계와 미국의 대북압박을 대비시켜서 한미 간 이견이 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미국 역시 북한에 대한 대화의 문을 닫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로 오바마 대통령의 “북한 붕괴” 발언 이후에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부가 소니 해킹과 관련한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에 대해 관여하는 것에 항상 문을 열어 놓고 있다고 밝혔다”는 발언에서다.

문제는 미국 입장에 대한 정부의 판단이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는 데 있다. 이처럼 신뢰할 수 없는 발언과 행동들이 무책임하게 난무하고 있다. 기가 막힌 것은 한반도 문제요 우리의 문제를 미국의 말 한 마디에 장단을 맞추고 춤을 추며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6자회담은 무엇을 말하는가. 우선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과 북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 참여하는 회담을 의미한다. 2002년 북한의 핵개발 의혹이 제기되면서 2003년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했고, 북한의 핵 포기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미국과의 대립구도 속에서 북한의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6자회담이 제안됐으며, 중국이 의장국으로 돼 있다. 

북한을 테러지원국, 불량국가, 폭정의 전초기지 등으로 보는 미국의 시각은 전혀 변하지 않았으며, 이에 북한의 금융제재조치 단행, 북한의 대외계좌를 동결함으로써 목을 죄어 왔다. 북한은 이에 맞서 핵탄두를 실어 나를 수 있는 미사일 발사실험을 감행해 왔다. 사실은 주지하는 바대로 북한의 내부는 심각하다. 경제는 파탄지경에 이르렀고, 따라서 식량원조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하지만 북한은 인민들의 이러한 불만을 외부로 돌리는 데 성공했으며, 결국 북한정권의 체제유지가 가능해진 것이다. 북한의 체제유지를 가능케 한 외부의 적은 바로 미국이며, 북한 정권이 이렇게 유지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한 셈이다.

북한의 비핵화 선언은 애초에 속임수였다. 나아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의 노력 또한 과연 얼마만한 진정성이 있는 것인가 하는 의심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북한의 핵 공갈과 협박 도발로 이어지는 악순환만 거듭될 뿐이다. 즉, 200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을 비롯한 핵 폐기와 포기는 실현될 수 없는 허망한 술책에 불과했다. ‘핵보유국 지위 획득’이 김정일의 유훈으로서 핵 개발 카드로 지금까지 게임을 벌려온 벼랑 끝 전술이 그 증거다.

안타깝게도 속임수는 북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핵 개발이 북한 입장에선 마지노선이며 김정일의 유훈이며 결국 북한 정권이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핵 개발 불용원칙을 고수하는 6자회담 내지 주변국의 고집과 저의는 무엇일까. 나아가 미·중·러·일의 네 나라는 과연 진정한 한반도 통일을 원하고 있는 것일까 등의 문제를 심도 있게 고민해 봐야 한다. 시각 차이는 있겠지만 한반도 통일 후 자국의 영향력 확대는 물론 기득권 확보를 위해 미리 넣어 두는 보험으로 한반도 문제를 바라본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 풀리지 않는 6자회담의 늪에서 도무지 헤어나질 못하는 형국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경고했다. 구한말 열강들은 대한제국을 돕고 보호한다는 구실로 다가왔으며, 결국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해 이득을 도모하고자 했고, 이는 상호 충돌하는 원인을 제공했으며, 나아가 열강들의 각축장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사실을 벌써 잊어선 안 된다.

6자회담이라는 올가미를 만들어 씌우고 서로 한반도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주변국에 다시는 농락당하는 우를 범하면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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