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이주영 대 유승민 ‘양강구도’로 흘러가는 가운데 계파 간 대결이 심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이 의원과 비박(비박근혜)계의 지지를 받는 유 의원과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의 관전포인트는 이른바 ‘박심(朴心)’이 어디로 향하느냐다. 집권 3년 차에 접어드는 박근혜 정부 입장에선 당의 협력이 절실하다. 더욱이 비박계로 분류되는 김무성 대표는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 따라서 해양수산부 장관 당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세월호 참사 수습에 대해 “공직자의 참된 모습을 보여주셨다”는 평가를 받은 이 의원이 박심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데다 주요당직을 비박계가 차지한다는 점에서 박심의 영향이 미비할 것이라는 반론이 있다.

당내 친박계와 비박계도 원내대표를 향한 시선이 엇갈린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홍문종 의원은 27일 라디오 방송에서 “김무성 대표의 대통령을 위하고 당을 위하는 방법과 다른 방법으로 대통령과 나라를 위하는 의원이 원내대표가 돼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원내대표 출마를 저울질하는 비박계 정병국 의원은 “청와대가 하자고 하면 따라가는 게 대통령을 위해 좋은 일이냐”면서 “현장의 소리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국정에 반영할 수 있게 당이 주도하는 것이 성공한 대통령을 만드는 길이다. 청와대가 하자는 대로 따라가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차기 원내대표직 출마를 선언하고 나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 홍지만 의원. (사진출처: 연합뉴스)
이런 당내 기류를 반영하듯 이 의원은 자신을 여권 결속의 적임자로 내세웠다. 이 의원은 “2012년 총선과 대선 과정에서 정책위의장이나 대선기획단장으로서 박 대통령과 같이 일하면서 소통을 많이 했다”며 “구체적인 대안까지 포함해 민심을 제대로 읽어내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차원 높은 얘기가 돼야 옳은 소리”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날 출마를 선언하고 당 주도론을 내세웠다.

유 의원은 출마의 변에서 “당을 정치의 중심에, 국정운영의 중심에 두고 과감하게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원내대표가 되면 박근혜 정부의 진정한 성공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보여드리겠다”며 “정책, 인사, 소통의 모든 면에서 변화와 혁신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전했다. 당내에선 계파 대리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태경 의원은 “친박 대 탈박 구도가 되면 당과 정부가 힘들어진다”며 친박·탈박 구도는 굉장히 소모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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