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천문학자의 사계절 산책기
‘우주 산책’ 꿈이 아닌 현실로 이뤄지다

한 천문학자가 천체 망원경 없이 우주를 산책했다.

저자 쳇 레이모는 ‘우주 산책’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물 흐르듯 이야기해 준다. 꼭 우주에 가거나 천체 망원경을 통해서 우주에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지금 있는 곳에서 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저자가 사는 곳은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작은 마을 노스이스턴이다. 이 마을에는 작은 산책로가 있다. 1마일(1.6㎞)에 불과한 짧은 거리지만 저자는 이 산책길을 통해 우주 이야기를 듣는다.

이 책은 천문학자인 쳇 레이모 교수가 미국 매사추세츠 주 노스이스턴에 위치한 산책로를 따라 집과 스톤힐 대학을 37년간 매일같이 걸어 다니면서 느낀 것을 그대로 옮겨왔다.

이 길을 걷는 동안 저자가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뿐만이 아닌 돌멩이 하나, 들꽃 한 송이가 간직한 이야기가 전부다. 발부리에 채인 자갈은 수백만 년 전 히말라야 산맥이 융기한 조산 운동으로부터 생겨났다. 그리고 토착 식물인 아네모네 곁에 가득한 유럽산 식물들은 300년도 더 전에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북아메리카에 발을 디딘 누군가의 망토 자락에 묻어 왔을 법도 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처럼 마을을 지날 때, 숲을 거닐 때, 암반 기초를 생각할 때, 탁 트인 들판을 볼 때 등 산책길을 통해 그는 우주와 똑같은 법칙이 지배하는 소우주가 있다고 강조한다.

쳇 레이모가 들려주는 ‘1마일 속의 우주’처럼 우리도 주위에 관심을 두고 둘러보자. 스치는 바람, 흐르는 물, 높고 푸른 하늘과 같은 자연 속에 우리가 갈망하는 우주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쳇 레이모 지음/㈜사이언스북스/192쪽/1만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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