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매수권 있는 박삼구 회장 유리… 호반건설 움직임 촉각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금호산업 매각이 임박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그룹 재건의 핵심인 금호산업을 되찾을지에 재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
앞서 KDB산업은행 등 금호산업 채권단은 지난 15일 국내 주요 대기업과 사모펀드에 금호산업 매각과 관련한 투자안내서를 배포한 상태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28일 채권단협의회를 열고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에게 금호산업 실사 결과를 보고받는다.
채권단은 이 자리에서 매각방안을 확정한 후 곧바로 이달 안으로 정식 매각을 공고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올해 상반기 또는 늦어도 연말 안에 매각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금호산업의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08%를 보유하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금호터미널은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어 금호산업 인수는 사실상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인수하는 격이 된다.
현재 인수가 유력한 곳은 금호산업 채권단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는 박삼구 회장이다. 박 회장은 이미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주회사 격인 금호산업을 되찾는 것이 ‘그룹 재건의 최우선 핵심 과제’라고 강조해왔다.
그간 금호산업 인수전에 다크호스로 떠오른 호반건설이 최근 보유했던 금호산업 지분 1.21%(34만 8000주)를 매각하면서 박 회장의 금호산업 인수 가능성은 더 커졌다.
박 회장은 우선매수권이 있어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금호산업 지분 57.5%(1895만 2000주) 중 ‘50%+1주’만 사면 금호산업을 다시 회복하게 된다.
박삼구 회장과 박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이미 금호산업 지분을 10.16% 갖고 있어 채권단으로부터 약 40%만 추가 인수하면 경영권을 완벽하게 확보할 수 있다.
박 회장은 지난 2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왕양 중국 국무원 부총리 초청 기업인 간담회에서 금호산업 인수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인수전은 매스컴에서 잘 도와주면 순리대로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여론이 내가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것이 맞다고 보면 잘될 것이고, 내가 인수하는 게 안 되겠다고 본다면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의 이 같은 답변을 금호산업 인수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하는가 하면 복잡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일단 문제는 돈이다. 금융업계에서는 금호산업의 매각가를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어 약 6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에 동원할 수 있는 자금 규모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다.
그는 지난 2011년 금호석유화학 지분매각으로 확보한 약 4000억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2012년 워크아웃 위기에 빠진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유상증자에 투입해 현재 자금 여력이 없는 상태다. 게다가 박 회장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을 담보로 돈을 빌려도 1500억원 이상 조달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심이 높은 만큼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보유한 금호산업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데 여전히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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