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주워 장학금 기부
“꿈에 대한 의지 강해져”
“베푸는 삶 다짐하게 돼”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할머니가 주신 장학금으로 꿈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게 됐습니다. 할머니의 숭고한 정신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22일 서울 강서구 가양동 겸재정선미술관에서 열린 故 황금자 할머니 1주기 추모 기념식에서 ‘황금자 여사 장학금’을 받은 장혜연(고려대1)양은 이같이 소감을 전했다. ‘황금자 여사 장학금’은 위안부 피해자였던 할머니가 추운 겨울에도 난방 없이 두꺼운 잠바를 입고 생활하며 폐지·빈 병 등을 주워 모은 돈으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돕기 시작하면서 시작됐다. 할머니는 돌아가신 뒤에도 자신의 전 재산을 (재)강서구장학회에 증여해 학생들의 학업을 지원했다.

장양은 “생존해 계신 위안부 할머니들의 평균 연세가 88세라고 들었다. 매주 수요일마다 일본 대사관 앞에서 고생하셨음에도 아직 사과조차 없는 일본의 행동은 정말 유감”이라며 “일본은 위안부 문제뿐 아니라 외교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모든 행동에 사과하고 할머니들의 피해를 보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도 위안부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주변 친구들에게 가슴 아픈 역사를 알리는 일에 동참할 것”이라며 “전쟁의 피해자로 평생 고통스러운 삶을 살다 가신 할머니를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해야 자신 같은 피해자도 생기지 않고 일본의 사과도 받을 수 있다고 하신 할머니 말씀처럼 열심히 공부해 반드시 꿈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함께 장학금을 받은 이재호(경희대1)군은 “기획전시관에 전시된 할머니의 생전 모습을 보면서 기부의 의미에 대해 재고해보게 됐다”며 “저 역시 베푸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외식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이군은 “할머니의 장학금을 통해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더욱 강해졌다”며 “할머니의 깊은 뜻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군은 “광복·분단 70주년을 맞았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위안부 문제에 대해 국가 차원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겸재정선미술관에서는 故 황금자 할머니의 생애 업적을 기리고 할머니가 남긴 진정한 기부의 의미와 감동에 대해 되새겨 보는 특별기획전을 마련했다. 전시회는 23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한 달간 진행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