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反)샤를리’ 시위가 지난 16일 진데르에서 시작돼 다음날 수도 니아메로 번지는 등 주변 지역으로 확산됐다. 시위가 폭동으로 번지면서 5명이 사망했다. 전날 진데르에서도 5명이 숨져 관련 사망자 수는 모두 10명이 됐다. (사진출처: 아리랑뉴스 캡처)

한국 선교사 포함 교민 30여명 대피
비이슬람권 국가, 자국민 보호 비상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프랑스 잡지사 ‘샤를리 엡도(Charlie Hebdo)’가 최신판에 또다시 무함마드 만평을 실어 이슬람권을 중심으로 ‘반(反)샤를리’ 시위가 확산되는 가운데 아프리카 니제르(Niger)에서 격분한 시위대가 기독교 교회를 공격했다. 이 와중에 한인 교회도 피해를 입었으나 다행히 교민들은 안전하게 대피했다.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Christianitytoday)는 니제르에서 ‘반샤를리’ 시위대가 가장 큰 두 도시에서 70개 이상의 기독교 교회를 파괴했다고 20일 보도했다.

그중에는 한인 교회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BS·MBC 등 국내 언론은 한국인 선교사를 비롯한 교민 30명이 긴급 대피했다고 전했다. 선교사 가정과 교민들은 안전하게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제르는 인구의 98% 이상이 무슬림이지만 헌법에서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12년 미국에서 제작된 이슬람교 비하 영화 ‘순진한 무슬림’에 대한 반발로 두 번째로 큰 도시 진데르(Zinder)에 있는 가톨릭교회가 무슬림들의 공격을 당해 불탔다. 국제오픈도어선교회는 2013년 기독교 박해국가 50개국에 니제르를 순위에 넣었다. 이번 연도에는 목록에서 제외됐다.

이번 반샤를리 시위는 지난 16일 진더에서 시작돼 다음날 수도 니아메(Niamey)로 번지는 등 주변 지역으로 확산됐다. AFP와 AP통신 등은 시위가 폭동으로 번지면서 5명이 사망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전날 진데르에서도 5명이 숨져 관련 사망자 수는 모두 10명이 됐다.

청년들이 주축을 이룬 시위대 1000여명은 교회와 호텔, 술집 등 비무슬림 상점, 프랑스 기업체 간판이 걸린 사무실 등을 공격했고 일부는 상점을 약탈했다.

마하마두 이수푸 니제르 대통령은 “종교적인 장소를 약탈하고 모독하며 기독교도 동포나 외국인을 공격하는 사람들은 이슬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폭력행위의 자제를 당부했다.

오픈도어선교회 산하 월드와치모니터(WWM)는 수집된 정보에 의하면 70개 이상의 교회와 다양한 기독교 학교 및 단체가 파괴됐다고 전했다. 30여 기독교 가정도 약탈을 당했다.

WWM은 “이것은 니제르 교회가 최근 겪은 일 중에 가장 큰 손실이다. 이러한 공격은 작은 지역 사회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피해자의 인터뷰를 실었다. 댓글에는 “지역의 기독교 가족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전 인생을 위해 일한 모든 것을 잃었다”며 기도를 부탁했다.

한인 교회와 학교도 공격을 당했다.

한인 교회 3곳이 시위대의 방화로 불에 타고, 한인 학교 1곳도 시위대의 공격을 받자 선교사를 포함한 교민 30여명은 긴급 대피했다.

반샤를리 시위가 폭동으로 격화되면서 교회 같은 비무슬림 건물들이 잇따라 파괴됐다. 현지 선교사에 의하면 수도 니아메에 있는 교회 90%가 불탔을 정도로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문화원과 식당 등도 불에 타는 등 서방 시설 등이 시위대의 공격을 받자 서방 등 비이슬람권 국가들은 자국민 보호에 비상이 걸렸다.

니제르를 관할하는 주 코트디부아르 대사관은 비상연락망을 가동하고 긴급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우리 대사관은 교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권고하고 명예영사를 통해 교민들의 활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니제르기독교총연합회는 지난 21일까지 개신교회 63개, 가톨릭교회 18개 등 총 81개가 불에 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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