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자반 피해를 입은 신안 흑산도 가두리 양식장 ⓒ천지일보(뉴스천지)

모자반 피해 상관없는 안좌도·팔금도 방문
신안군 “희망토론회도 군민과 약속” 해명


[천지일보 신안=김미정 기자] 전남 신안군수가 피해 현장 시민들의 안위를 챙기기보다 타지 방문 스케줄부터 강행해 비난을 받고 있다.

최근 신안 해역에 중국산으로 추정되는 ‘괭생이 모자반’이 습격해 시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지만 정작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신안군수는 피해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모자반은, 갈조류 모자반과의 해조(海藻)로서 식용이 불가능하다.

특히 ‘모자반 습격’은 지난해 12월 20여일부터 꾸준히 시작됐고, 신안군 흑산도를 비롯한 김양식장과 전복·가두리양식장까지 피해가 확산돼 문제가 커지고 있다.

이에 신안군 흑산면장은 지난 1월 5일 신안군 주간업무회의 때 파워포인트 자료로 모자반 피해 실태를 보고했다. 이후 전남도(도시사 이낙연)는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모자반 수거 처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고길호 신안군수는 지난 20일부터 희망토론회를 한다는 명목으로 피해 현장과 관련 없는 안좌도를 방문, 22일에는 실장·과장 등 8명과 함께 팔금도를 방문했다.

▲ 지난 20일 안좌면을 시작으로 희망토론회를 하는 고길호 신안군수 (사진제공: 신안군)

이에 흑산도 양식장 주민 이모씨는 “모자반이 중국에서 대량으로 밀려와 양식장을 뒤덮어 어민들은 당장 죽겠는데 무슨 희망토론회를 한다는 것이냐”며 “희망도 불씨라도 남아야 살리는 것이지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희망이 보이겠느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어민 박모씨는 “모자반 습격은 해마다 되풀이되지만 제대로 된 대책이 신안군에는 없다”며 “근본적 대책을 세울 수 없으면 발생 즉시 군 행정력을 동원해 피해 확산을 막아야 할 텐데 군수가 자기 인기를 위해 읍·면 순시나 하고 있으니 한심할 뿐”이라고 말했다.

신안군 비서실 관계자는 “연두순시는 이미 정해져 있고, 주민과의 약속이므로 시행했다”며 “오는 28일경 군수님이 직접 모자반 피해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 신안 해안에 떠밀려온 모자반과 생활 쓰레기. ⓒ천지일보(뉴스천지)

신안군수가 피해현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지 의심되는 대목이 또 있다. 신안군 소유의 ‘어업지도선’이 고장 났지만 신안군이 이를 신속히 고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신안군은 도서지역으로서 행정선 3척(1001호 17톤, 1004호 19톤, 2004호 54톤)과 어업지도선(213호) 1척 등 총 4척의 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 ‘어업지도선’은 2013년 8월에 고장이 나 무용지물이다.

신안군 해양수산과 김용주 계장은 “현재 어업지도선 고장으로 1004호(19톤)를 어업지도선으로 이용하고 있으나 기상이 나쁘면 모자반 최대 피해 지역인 흑산도 등 먼 바다는 갈 수 없다”고 답했다.

김 계장의 말에 따르면, 신안군은 지난 5일 1004호를 타고 암태도, 하의도, 압해도를 둘러보고 모자반 시료를 채취했으며 모자반 수거를 위해 지난 14일 해양 쓰레기 수거 사업비를 투입했다.

그렇다고 흑산도 피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배가 없는 것도 아니다. 신안군에는 군에서 가장 큰 54톤급 2004호 배가 있다. 2004호는 흑산도 해역까지 다녀올 수 있다. 단 피해 현장 확인을 위해선 운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고길호 군수가 해당 배를 이용해 연두순시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어 시민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 신안군 양식장에 떠밀려온 모자반과 쓰레기.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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