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동삼존불입상(백제 7세기,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소장)과 요세프 융만에게 헌정한 잔(1836년경, 체코 국립박물관 소장). 왼쪽부터. (사진제공: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올 한해 기획전시·프로그램 계획
국보 78호·국보 83호 금동반가사유상 동시 전시
韓·美·日·中·유럽 등 고대 불교조각 150여점 공개
경주 금관총 재발굴 조사… 개편 금속공예관 오픈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 기관인 국립중앙박물관이 올해 용산 이전 10주년과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지난 20일 신년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 해 계획을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관 장 김영나)이 올해 주요 핵심계획으로 내놓은 주제는 ▲용산 이전 10주년 기념사업 ▲특별·테마 전시 ▲교육 프로그램 ▲문화행사 ▲금속 공예관 개편 등이다.

특히 용산 이전 10주년·광복 70주년 기념사업으로 준비 중인 다양한 계획을 통해 한반도 위상을 드러내고 더욱 의미 있는 을미년을 기념한다.

오는 9월 24일부터 11월 15일까지 열리는 기획특별전 ‘고대 불교조각대전’은 불상의 탄생부터 7세기까지 인도에서 일본에 이르는 불교의 동점(東漸) 과정을 세계 각국의 우수한 불교조각품을 통해 살펴보고, 그 속에서 한국 불교조각의 원류와 위상을 고찰해볼 기회다.

기획전에는 한국·미국·유럽·일본·중국의 18개 기관에 소장된 고대 불교조각 명품 150여점이 공개될 예정으로, 한국 금동 반가사유상(국보 78호, 국보 83호 동시 전시),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 북위 시대 미륵불입상,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호류지 헌납보물인 백제 7세기 금동 삼존불입상, 중국 청주시 박물관 소장 용흥사지 출토 석불입상 등 국보급 문화재가 포함된다.

이날 김영나 관장은 “올해 일본 소재 백제불상 등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한·중·일 불상을 한데 모아놓고 전시회를 열 계획”이라며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호류사 금동삼존불입상을 포함해 많은 불상이 처음 한국 나들이를 할 예정이니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또 김 관장은 “몇몇 분들은 반가사유상 을 보려면 한국으로 오라고 하지만, 실상 외국인들은 이런 게 한국에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며 “우리 문화를 알리기 위해서는 여전히 국외 전시회는 계속돼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오는 7월에는 대한민국 황실문화재를 모아 전시하는 테마전 ‘대한제국 황실문화재’가 열릴 예정이다. 박물관에 소장된 대한제국 황실문화재인 칙명지보, 철인황후 옥책 등을 중심으로 20여점이 전시된다. 이들 전시와 연계한 국제학술 심포지엄도 5월, 9월, 10월에 각각 개최된다.

올해는 국립중앙박물관이 나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금관이 나온 신라 최고위층 무덤인 ‘경주 금관총’에 대한 재발굴 조사도 이뤄질 예정이다.

김 관장은 “일제강점기인 1921년 발견된 금관총은 일반인에 의해 금관 등 유물만 수습돼 고분의 구성 등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고, 보고서도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정식 발굴을 통해 충실한 자료를 확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매년 여러 달에 걸쳐 기획전시를 개최하고 있는 박물관답게 올해도 특별·테마 전시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당장 다음 달 10일부터 한국과 체코 간 외교관계 수립 25주년을 맞아 체코의 역사와 문화, 세계적으로 유명한 체코 보헤미아 지역의 유리공예를 소개하는 전시가 열린다. 전시에는 체코 국립박물관 소장 ‘요세프 융만에게 헌정한 잔(1836년경)’ 등 보헤미아 유리의 명품과 당시의 사회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회화, 조각 등 343점이 출품된다.

이외에도 기획특별전 ‘쇼팽의 고향, 폴란드에서 온 보물(가제)’ ‘발원(發願), 간절한 바람을 담다’ ‘한국의 신석기 문화’ ‘인도의 불교미술’ ‘다시보는 신라 고분, 서봉총’ ‘우리문화재 국외전시’ 등 국외와 지역 등과 함께하는 다양한 특별전, 테마전, 순회전을 계획하고 있다.

초·중·고등학교 학생 및 교사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공교육과의 협력체제 구축 프로그램’ ‘평생교육 기회확대를 위한 성인대상 프로그램’ ‘창조적 인재를 키우는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 ‘균등한 교육기회를 위한 희망계층 프로그램’ ‘어린이 박물관 운영 프로그램’ 등 각각의 특성을 고려한 강의, 문학콘서트 등이 마련된다.

박물관 내 극장 ‘용’에서는 자체 기획공연으로 뮤지컬 ‘화랑이야기’ 등을 6회 진행한다. 또한 각 기념일 및 명절 체험행사도 박물관 로비 등에서 열릴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개편된 금속공예관을 만날 수 있다. 박물관은 전시실 천정과 각 진열장 내부에 유물을 개별적으로 비출 수 있는 LED 조명을 설치해 정교한 세공 솜씨가 바탕인 금속공예품의 특징과 아름다움이 돋보이도록 했다.

또한 저반사 유리로 만든 독립형 진열장을 설치해 우리나라 금속공예의 아름다움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게 했으며, 유물의 용도와 구성 등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 어플리케이션을 국내 박물관 최초로 상설전시에 도입했다. 전시를 따라 가며 고대의 금속공예품(주로 지배자의 권위 상징)이 고려와 조선시대에 일상생활 용품으로 사용 범위가 확대되고 미의식이 변화하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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