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람 과격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일본인 2명을 인질로 잡은 채 몸값을 주지 않으면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이슬람 과격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일본인 2명에 대한 몸값을 요구하며 협박하는 동영상을 20일 인터넷에 공개했다.

동영상에서 IS 측 괴한은 주황색 죄수복을 입은 인질 두 명을 앞에 두고 “72시간 안에 몸값으로 2억달러(2180억원)를 지불하지 않으면 일본인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밝혔다.

인질은 작년 8월 IS에 억류된 유카와 하루나(湯川遙菜·42)씨와 프리랜서 언론인 고토 겐지(後藤健二·47)씨로 알려졌다.

동영상 속에서 괴한은 2억달러를 몸값으로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 중동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최근 이집트 연설을 통해 IS에 대한 대책으로 약 2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점을 들었다.

괴한은 “일본 총리에게 전한다. 일본은 IS로부터 8500㎞나 떨어져 있으면서도 ‘십자군 전쟁’에 참가했다”며 “일본은 우리 여성과 아이들을 죽이고 이슬람교도 집을 파괴하는 데 1억 달러를, IS 확대를 막고 이슬람 전사와 싸울 종교적 배반자를 양성하는 데 1억 달러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너희는 이 일본인의 목숨을 구하도록 2억달러를 내는 현명한 판단을 하도록 정부를 압박할 72시간이 있다”고 일본 국민을 대상으로 협박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아베 총리는 현지 기자회견을 통해 “사람의 목숨을 구실로 협박하는 것은 용납하기 어려운 테러 행위로 강한 분노를 느낀다”며 일본인 인질을 즉시 풀어줄 것을 요구했다.

또 2억달러 지원에 대해 “집을 잃거나 난민이 된 사람들을 구하고 식량이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도적 지원”이라며 철회의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동영상은 유튜브에 19일 올라왔으며, 유튜브 측은 20일 오후 영상 내용이 서비스 약관 위반을 위반했다며 삭제했다.

일본 정부는 위기관리센터에 관저대책실을 설치해 사실 관계 확인에 나서는 한편, 외무성 부(副)대신을 현지에 파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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